◇인상파 로드, 빛이 그린 풍경 속을 걷다 김영주 지음/428쪽·1만5000원·컬처그라퍼
이 책처럼 미술 관련 서적도 기존에 없었던 건 아니다. 세계적 미술관을 꼼꼼하게 정리해놓은 책도 상당하다. 하지만 제목처럼 저자는 인상파 화가들이 붓을 들었던 ‘빛이 그린 풍경’ 현장을 직접 찾으며 얻은 소회를 정보와 함께 엮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여행서인 셈이다.
이화여대 장식미술과를 나와 오랫동안 출판·잡지계에 몸담았던 저자는 2006년부터 여행 작가로 나섰다. 하지만 주로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던 종전 스타일과 달리, 인상파 화가에 초점을 맞춘 이번 여행은 “한 시대를 뜨겁게 달궜던 화가들의 꿈과 열정이 새삼 인생 속으로 쑥 들어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실제로 책 속에도 사진과 그림이 함께 등장하는, 클로드 모네(1840∼1926)가 그린 작품 ‘에트르타의 석양’과 똑같은 시점의 해변에 서 있는 기분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감흥일 것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