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中企를 수출기업으로]<14>통합관제시스템 SW기업 ‘위니텍’
추교관 위니텍 사장은 11일 “사람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며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도 세계를 선도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추교관 위니텍 사장(53)은 11일 대구 남구 명덕로 본사 사무실에서 “해외 시장에서 외국 기업들과 경쟁해 보니 우리 회사의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현지 파트너 기업을 잘 물색해 함께 프로젝트 수주에 나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통합관제시스템은 사고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관계기관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 신고전화 접수, 출동 지령, 현장 처리 등을 통합 관리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실시간 상황 관제 솔루션이다.
해외로 진출하게 된 것은 국내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게 계기가 됐다. 2006년 소방관제 표준시스템 구축 입찰에 참여했으나 대기업 컨소시엄에 밀려 탈락했다. 추 사장은 임원 회의를 소집해 수주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사업 영역을 넓히는 한편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시장 조사를 거쳐 2006년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직원들은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안전을 위한 공공 분야 관제시스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2007년 인도네시아 경찰청이 반둥, 수라바야, 세마랑, 발리 등 4개 도시의 경찰시스템 사업을 발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위니텍 관계자들은 한국은 어떻게 운영하는지, 시스템을 설치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설명하고 기술을 시연했다. 기술점수에서 만점을 받아 모토롤라와 싱가포르텔레콤 등을 물리치고 첫 해외 사업을 260만 달러에 수주했다.
2010년에는 총사업비 1000만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따낸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안전시스템(U-Safety) 시범사업, 2013년 모잠비크 2개 도시(마푸투, 마톨라) 긴급구난시스템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현재 필리핀 스리랑카 르완다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 7개국에서 본 사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84억 원 중 38억 원(약 370만 달러)을 솔루션 수출로 벌어들였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추 사장은 석사 과정 2년차이던 1988년 컴퓨터 가게를 냈다. 몇 년간 호황을 누렸으나 기업에서 받은 어음이 부도 처리되면서 사업을 접었다. 경북대 전산교육원에서 정보화 교육을 하던 그는 대형 화재와 폭발이 발생한 대구가 소방관제시스템을 설치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1997년 위니텍을 세워 119시스템을 개발했다. 출동 시간이 크게 줄어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이 90%를 넘어섰다. 위니텍은 기술로 이기는 강한 기업이 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추 사장은 “대형 재난 복구비의 100분의 1만 통합관제시스템 설치에 투자해도 재난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