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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은 싫다… 맞춤 아파트 시대

입력 | 2014-06-23 03:00:00

가족 수 따라 방 개수 조절하거나… 벽지색상-수납공간 위치 선택가능
주방 줄이고 호텔형 욕실 도입 등… 분위기로 수요자 눈길 사로잡기도




《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전환되면서 입주민의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나 구조 일부를 바꿀 수 있게 한 ‘맞춤형 평면’이 주목받고 있다. 패션시장이 판에 박힌 ‘레디 투 웨어(기성복)’에서 고객의 수요를 반영한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로 진화를 하듯이 평면에 대한 선택의 폭이 많지 않았던 아파트 시장에서도 개성을 살린 맞춤형 아파트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맞춤형 아파트를 표방하는 단지들은 수요자가 취향에 따라 마감재나 인테리어를 직접 선택하거나 수납공간 등을 추가로 배치할 수 있게 한다. 또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방의 개수를 조절할 수도 있다. 》  

○ 인구구조 변화로 맞춤형 떴다


건설업계는 맞춤형 아파트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건축기술의 발달과 인구 구조의 변화를 꼽는다. 아파트 공간 활용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구 구성원 수나 쓰임새에 따라 서비스 면적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에는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비율이 48.17%였지만 2010년에는 37.03%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1인 가구 비율(15.59%→23.92%)과 부부만 거주하는 비율(12.31%→15.36%)이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2020년이 되면 1인 가구 비율(29.56%)이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비율(28.43%)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자 가족 수에 맞춰 방의 개수를 늘리기보다는 거실 또는 안방을 넓게 쓸 수 있는 평면이 개발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용인시 서천택지지구에서 분양 중인 ‘서천 2차 아이파크’는 전체 주택형이 전용 75m² 단일면적 아파트다. 평면은 3가지 타입으로 나뉘어 있다. 1인 가구, 신혼부부 또는 영유아 자녀를 둔 젊은 부부, 노년기 부부 등 가족 구성원 및 주거 스타일에 맞게 주택형을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이 최근 경남 창원시 북면신도시 감계지구에서 청약을 접수한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4차’는 중소형 주택을 59m², 68m², 78m² 등 틈새면적대로 세분화하고 면적대별로 2개씩의 평면 타입을 선보였다. 선택의 폭을 넓힌 전략으로 19, 20일 진행한 청약에서 59m², 68m² 등 소형 주택이 일찌감치 1순위 마감됐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본보기집을 열고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서 분양하는 ‘백석 더샵’은 ‘홈스타일 초이스’ 제도를 적용해 자녀방의 벽지 색상, 주방의 수납공간 위치 등 인테리어 요소를 수요자들이 직접 변경할 수 있게 했다.

역시 84m² 단일면적이지만 3개 타입으로 선보인다. 현대건설이 최근 경기 평택시 송담지구에서 분양한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도 전용 84m²에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자녀의 공부방 용도로 사용하거나 침실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 알파룸 벽면 소재도 입주민이 골라

대우건설은 최근 일부 대표 분양단지에서 주방의 기능을 축소한 평면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달부터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서 분양 중인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용산 푸르지오 써밋’의 오피스텔 44m² C타입은 주방공간을 최소화하는 대신 욕실을 호텔처럼 넉넉한 사이즈로 설계했다. 싱글 남성 등 집에서 자주 밥을 해먹지 않는 수요자들을 공략한 설계다. 최근 경기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한강신도시2차 푸르지오’ 84m² A타입은 주방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수납공간을 넓힐 수 있게 했다.

대원이 대전 유성구 죽동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죽동지구에서 분양하는 ‘죽동 대원칸타빌’은 거실과 연결된 ‘알파룸(식자재 수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자투리 공간)’ 벽면을 유리, 목재 등 원하는 소재로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또 중흥종합건설이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국제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부산 명지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은 인테리어 선택제를 적용한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노블 스타일’ 또는 도회적인 느낌의 ‘어반 스타일’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각 업체 관계자들은 “다양한 평면으로 다변화된 고객의 수요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전략”이라며 “1인 가구 내에서도 ‘골드미스’ ‘기러기 아빠’ 등 가구 형태를 세분화한 맞춤형 평면 개발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