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클로제, 가나전 후반 교체 투입… 2분만에 천금의 동점골 독일 살려 통산 15골로 호나우두와 타이
15번째 공중제비 독일의 노장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22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가나와의 경기에서 후반 26분 2-2 동점골을 터뜨린 뒤 공중제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한일 월드컵 때도 공중제비 세리머니를 선보였던 클로제는 이날 완전히 돌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살짝 찧었지만 “공중제비를 한 지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성공했다”며 활짝 웃었다. 포르탈레자=GettyImages 멀티비츠
전차군단의 ‘맏형’ 클로제는 그라운드에 들어간 지 2분 뒤인 후반 26분 뢰프 감독의 결정에 화답하듯 골을 터뜨렸다. 왼쪽에서 토니 크로스(24·바이에른 뮌헨)가 찬 코너킥이 베네딕트 회베데스(26·샬케04)의 머리를 맞고 흐르자 골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며 살짝 밀어 넣었다. 클로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공중제비를 도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고 선수들과 스탠드의 팬들은 열광했다. 이날 클로제의 골은 독일의 패배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브라질의 ‘신 축구황제’로 불렸던 호나우두가 보유한 월드컵 본선 개인 통산 최다 골인 15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었다. 클로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5골, 2006년 독일에서 역시 5골(득점왕), 2010년 남아공에서도 4골을 터뜨린 ‘득점 기계’다. 이제부터 그가 터뜨리는 골은 새로운 역사이자 전설이 된다.
클로제는 ‘순혈주의’를 표방하는 독일팀에서는 ‘동유럽에서 온 이방인’이었다.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와 핸드볼 국가대표를 한 어머니로부터 ‘운동 DNA’를 물려받은 클로제는 1978년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8세 때 독일로 넘어와 생활하며 ‘이중 국적자’로 살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폴란드의 예지 엥겔 감독의 ‘러브 콜’을 받았지만 2001년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독일인’으로 살게 됐다. 184cm의 큰 키에 파워와 점프력까지 갖춘 클로제는 각종 대회에서 숱한 골을 잡아내며 독일팀에 녹아들었다. 이달 초 아르메니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통산 69골을 기록해 독일의 영웅 게르트 뮐러(68골)가 세운 독일 국가대표 최다 골을 갈아 치운 그는 이날 70골로 새로운 기록도 남겼다.
한편 호나우두는 이날 클로제가 골을 넣자 트위터를 통해 “(월드컵 최다 골) 클럽 가입을 환영한다”고 밝히며 “클로제가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이 된다. 얼마나 아름다운 월드컵인가”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