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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들의 무덤

입력 | 2014-06-23 03:00:00

[World Cup Brasil 2014]
호지슨-델 보스케 감독 벌써 집으로… 4강 목표 日 차케로니도 16강 암담




한국과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유럽 빅리그에서 13번의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이탈리아 출신인 그는 명성에 걸맞게 약 117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의 주급이 멕시코 사령탑 미겔 에레라 감독의 연봉(약 2억2000만 원)보다 많다.

그렇지만 성적이 연봉대로인 것은 아니다. “한국 선수들의 이름도 모른다”던 카펠로 감독은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에레라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1승 1무로 16강 진출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18일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몸값을 못한 감독으로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도 꼽힌다. 카펠로 감독의 후임으로 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은 호지슨 감독은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안았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2경기 만에 16강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받는 연봉은 약 61억 원으로 카펠로 감독에 이어 전체 2위다.

반면 잉글랜드와 함께 ‘죽음의 조’라 불리는 D조에 속한 코스타리카는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연파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코스타리카의 호르헤 핀투 감독은 콜롬비아 출신으로 무명의 선수 시절을 보냈고, 지도자 생활의 대부분을 남미의 클럽 팀을 맡으며 보냈다. 그렇지만 2011년 코스타리카를 맡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이어 16강 진출까지 일궈내며 일약 ‘국민 감독’ 대열에 올랐다. 그가 받는 연봉은 호지슨 감독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4억6000만 원가량에 불과하다.

스페인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연봉 약 35억 원) 역시 고개 숙인 명장이다. ‘티키타카’(스페인 특유의 패스 축구)를 앞세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유로 2012를 제패한 델 보스케 감독은 월드컵 직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한 데 이어 칠레에마저 0-2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말 조 추첨 후 “4강이 목표”라고 말했던 일본의 알베르토 차케로니 감독도 16강 탈락의 위기를 맞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와의 첫 경기에서 역전패한 데 이어 그리스와의 2차전에서는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0-0으로 비겼다. 일본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월드컵 결과와 관계없이 일본축구협회는 새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차케로니 감독의 연봉은 약 23억 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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