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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추천서 위조해 美 J-1비자 장사한 유학원

입력 | 2014-06-23 03:00:00

강남일대 10곳 적발… 41명 입건
해외인턴땐 취업 도움된다고 유혹… 건당 최고 550만원 수수료 챙겨




미국 기업체의 인턴 근무, 이른바 ‘해외 스펙’을 쌓으려는 대학생 등을 상대로 부정 비자 발급을 도운 유학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서류를 조작해 비자 발급을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유학원 대표 진모 씨(48) 등 유학원 관계자 13명과 위조를 의뢰한 김모 씨(25) 등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대 유학원 10곳은 201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학생, 취업 준비생들에게 “미국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면 영어도 배우고 경력도 쌓여 국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문화교류비자(J-1) 발급을 대행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유학원들은 정상적으론 J-1 비자를 받기 힘든 이들에게 비자를 받아주고 건당 500만∼550만 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이들이 챙긴 수수료는 1억8500만 원이다.

J-1 비자는 정부나 기업, 대학 등으로부터 후원·초청을 받아 미국을 방문하는 학자나 사업가, 학생에게 미국 정부가 발급해주는 비자다. 이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선 미국 국무부에서 별도로 지정한 ‘스폰서 기관’에 대학교수 추천서와 경력증명서 등을 보내고 승인을 얻어야 한다. 유학원 측은 스폰서 기관에 제출할 교수 추천서와 경력증명서 등을 위조해 승인을 얻어냈다. 기존에 받아뒀던 학교 직인과 회사 로고 등을 스캔하는 수법으로 추천서와 증명서를 위조했다.

J-1 비자는 대학과 기업이 보증해 당사자가 불법 체류 가능성이 적고, 스폰서 기관에서 기본적인 검토를 거쳐 승인을 내주기 때문에 대사관에서의 비자 발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 유학원들의 범행은 미국대사관 측이 지난해 4월 일부 서류의 날인이 똑같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적발됐다.

그동안 유학비자 등을 부정 발급한 사례는 많았지만 J-1 비자의 부정 발급 사례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비자를 부정 발급받아 출국한 의뢰자 100여 명 중 상당수는 인턴십 대신 현지 호텔 조리실이나 한인 공장 등에서 시간당 7∼8달러를 받으며 단순 노동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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