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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습 전엔 웃을수 없어”… IMO 의인상 수상 미룬 해경들

입력 | 2014-06-23 03:00:00

2월 기름유출 막은 남해해경 2명… 2013년 조난선원 구한 포항해경 9명
“남은 실종자 12명 모두 찾은후에”




국제해사기구(IMO)가 ‘바다의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소속 신승용 경위(왼쪽)와 이순형 경위. 배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을 온몸으로 막다가 기름범벅이 됐다. 해양경찰청 제공

선체에 구멍이 난 화물선에서 새어 나오는 기름을 온몸으로 막아 내고, 악천후 속에서 침몰한 선박의 선원을 구조한 해양경찰관들이 국제해사기구(IMO)가 주는 2개의 의인(義人)상을 받게 됐다.

22일 해경에 따르면 IMO는 최근 남해지방해경청 특수구조단 소속 신승용(42), 이순형 경위(35)와 포항해경서 122구조대를 각각 ‘바다의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신, 이 경위는 2월 15일 오후 부산 앞바다에서 라이베리아 국적 화물선 캡틴 벤젤리스 엘호의 선체에 20∼30cm 크기의 구멍이 나 벙커C유가 흘러내리자 현장에 출동해 로프에 매달린 채 4시간여 만에 구멍을 봉합해 기름 유출을 막았다. 또 포항해경 122구조대원 9명은 지난해 10월 15일 파나마 국적 화물선인 청루15호가 높은 파도와 강풍에 밀려 방파제에 충돌해 침몰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선박에 있거나 해상에서 표류하던 선원 8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모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부터 사고해역에 교대로 투입돼 지금까지 시신 18구를 찾았지만 수상은 실종자 수색작업이 끝날 때까지 미뤄 두기로 했다. 세월호 부실구조 책임에 따라 해경 조직이 해체될 위기에 놓였고, 아직 실종자 12명을 찾지 못한 만큼 시신을 모두 수습한 뒤 시상식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수색작업에 나선 이 경위는 “과분한 상을 받게 됐지만 세월호 사고로 상심에 빠진 국민들을 생각하면 기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세월호 실종자를 모두 찾아내 가족의 품에 돌려드린 뒤 국민의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 170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한 유엔 산하기구인 IMO는 2006년부터 매년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구조 및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를 각국 정부에서 추천받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2011년에는 소말리아 해적 진압 작전을 도와 ‘아덴 만의 영웅’으로 불리는 석해균 선장(62)이 최고상(Award)을 받았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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