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GOP 총기난사] 軍 허술한 관리감독이 빚은 참사
검문검색 강화 군 특수부대원들이 22일 강원 고성군 간성읍 길목에서 동부전선 일반전방소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한 임모 병장 사진을 들고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고성=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입대 직후부터 사고 유발 위험성이 높아 ‘특별관리대상’이었던 임모 병장(22)에 대한 주의감독을 소홀히 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2011년 해병대 총기사건(4명 사망, 2명 부상)을 저지른 김모 상병도 관심병사였다.
이번 사건도 군 당국의 방심이 불씨가 됐다. 임 병장은 입대 5개월여 뒤인 2013년 4월 첫 인성검사에서 ‘A급 관심병사’ 판정을 받았다. 이 판정을 받으면 자살을 계획 및 시도했거나 사고 유발 위험성이 높은 ‘특별관리대상’으로, 실탄과 수류탄을 휴대하고 고도의 긴장태세가 요구되는 GOP 경계근무를 할 수 없다.
병력 감축에 따른 GOP 운용의 문제점이 단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은 모든 ‘관심병사’를 GOP 근무에서 제외하다 최근 병력 부족으로 A급 관심병사만 GOP 근무에서 뺀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부대 관계자는 “GOP의 근무 특성상 심신이 건강한 병사를 투입해야 하지만 소요 대비 선발 인원이 부족해 관심병사도 데려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군내 인성검사의 변별력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군 당국은 2010년부터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개발한 인성검사 도구를 징병검사부터 자대 배치 이후까지 3, 4회 정도 실시한다. 180여 문항의 인성검사와 50여 문항의 인지능력 검사를 거쳐 관심병사 등급을 판정하는 방식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당초 ‘정상’ 판정을 받았다가 추가 검사에서 ‘이상’ 판정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잠재적 사고 유발 병사를 걸러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잇단 대남 도발위협에 따른 경계강화로 GOP 근무병력의 과도한 피로와 스트레스가 잠재적 사고 요인이라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