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硏-규제학회-본보… ‘규제개혁 3부 역할’ 세미나 “전문인력-예산 충분히 지원하고, 대통령 지속적인 의지-관심 중요 국가개조 핵심 과제는 규제개혁”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규제개혁 지속을 위한 정부 3부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과 한국규제학회, 동아일보는 공동으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규제개혁 지속을 위한 정부 3부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병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국 규제개혁시스템의 혁신방안’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규제개혁위원회 등 규제개혁기구에 전문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미국은 규제 영향 분석 1건당 평균 60만 달러를 쓰는데 우리는 예산이 없어 분석 역량을 높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입법부와 규제개혁’에 대해 발표한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학적인 입법영향평가제도 도입과 독립적인 입법지원기구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일중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개혁과 사법부의 역할’ 발표를 통해 “2000년대 후반 이후 행정규제 위반으로 인한 범죄자 수가 전체 범죄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과잉규제와 위반에 대한 무분별한 형사처벌의 문제성을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제기되고 있는 규제 강화 목소리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규제 완화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규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김일중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규제를 강화하자는 것은 인과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오류”라며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사방으로 퍼진 규제그물망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보면 지켜야 할 규제가 너무 많고 감독자들은 무수한 규제의 준수 여부를 감독할 능력이 없어 양측이 유착하게 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제의 준수 여부마저 감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막무가내식 안전규제가 오히려 위험사회로 몰아간다”며 “규제개혁은 규제만능주의에 의해 쌓인 문제들을 바로잡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세월호 같은 사회적 이슈에 가려진 규제개혁 작업이 추진동력을 새로이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도훈 한국규제학회장(산업연구원장)도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어젠다가 된 ‘국가 개조’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규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