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車보다 가격싸고 연비 우수”… 현대차 ‘그랜저 디젤’로 승부수 르노삼성은 ‘SM5 D’ 사전 계약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디젤 세단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디젤’(왼쪽)과 르노삼성자동차 ‘SM5 D’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각 업체 제공
현대자동차는 23일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연식 변경 모델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면서 ‘그랜저 디젤’도 함께 내놨다. 그랜저 디젤은 국산차 최초로 준대형 세단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로 지난달 부산모터쇼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당시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그랜저 디젤은 (대형 디젤 세단을 찾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만든 결과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진은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장착된 2.2L 디젤 엔진을 개선해 달았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이날 중형 세단 ‘SM5’의 디젤 모델 ‘SM5 D’에 대한 사전 계약 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SM5 D에는 르노그룹에서 만들어 1100만 대 넘게 공급한 1.5 dCi 엔진이 장착됐다.
디젤차 선호도가 높아지는 데에는 높은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국산 중형 및 대형 세단이 대개 L당 10km 안팎의 연비를 보이는 데 반해 같은 체급의 수입 디젤차는 L당 15km를 달릴 수 있다. 특히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독일 업체들이 판매하는 중형 및 대형 세단은 높은 연비를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형차, SUV에 비해 중형 이상 모델에서는 대응할 만한 디젤차가 없어 그동안 수입차 판매 상승세를 지켜봐야만 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디젤 모델을 선보이면서 높은 연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르노삼성 SM5 D의 공인연비는 L당 16.5km다. 3월에 나온 한국GM ‘말리부 디젤’의 공인연비는 L당 13.3km로 가솔린 모델(L당 11.6km)보다 높다.
수입차보다 낮은 가격도 차별 요인이다. 그랜저 디젤의 가격은 3254만∼3494만 원으로 동급 수입차보다 1000만 원 이상 싸다. SM5 D 역시 2500만∼2700만 원대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