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결정은 文의 몫… 24일 밝힐수도”… 사퇴 앞서 해명기회 주려는 포석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려다가 취소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 표명이 임박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한 발짝 물러서는 대신 문 후보자를 배려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문 후보자 거취와 관련한 결단은 최종적으로 후보자 자신이 내릴 수밖에 없다”며 “문 후보자가 24일 오후에는 자신의 거취를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자에게 식민사관 논란을 적극 해명하는 길을 열어준 뒤 자진 사퇴하는 수순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청와대는 내심 문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결자해지(結者解之)’를 바라고 있다. 양측의 불필요한 갈등설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가보훈처가 23일 문 후보자의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대한독립단 대원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이라고 밝힌 점도 눈에 띈다. 친일 논란에 휩싸인 문 후보자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 사퇴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