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불임이 사회문제화되면서 불임 치료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체외수정으로 만든 배아의 미세한 스트레스까지 차단할 수 있는 장비들이 개발됐다.
가장 기본적인 불임 시술은 시험관 아기를 만드는 체외수정법이다. 여성의 난자를 몸 밖으로 채취해 시험관 내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후 다시 수정된 배아를 자궁으로 이식하는 방법이다. 체외수정은 난자와 정자를 섞어 자연스럽게 수정을 유도하는 방식(IVF)과 하나의 난자에 하나의 정자를 주입하는 방법(ICSI)으로 나뉜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면 배아가 형성되는데, 이 배아가 성장, 분열, 이식까지 약 120시간이 걸린다. 의료진은 배아를 다시 산모의 몸속에 이식시키기 전까지 성장과 발달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
2, 3년 전까지만 해도 배아의 성장을 24시간 체크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배아 하나당 하루 1회 3, 4분가량만 성장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인력과 장비 부족 때문에 모든 배아를 일일이 현미경으로 옮겨서 관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24시간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병원들이 등장하고 있다. ‘프리모비전’이라는 베아 모니터링 장치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배아를 이동시키지 않고 곧바로 관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배아가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임신 성공률도 높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프리모비전은 24시간 동안 관찰한 영상을 동영상으로 저장한다. 배아의 단면적을 연속 단층 촬영할 수도 있어 정확한 배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의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불임 부부의 임신율은 30∼35%인데, 배아모니터링 시스템 덕분으로 50%까지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