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범 박사의 재미있는 수면이야기]
수면다원검사
신홍범 박사
자는 중에 심하게 잠꼬대를 하는 부모가 많다. 그런데 단순한 잠꼬대가 아니고 손발을 움직이는 행동증상이 동반될 경우엔 ‘렘수면행동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누군가와 싸우는 꿈을 꾸다가 주먹을 휘둘러 옆에서 자는 아내의 코뼈를 부러뜨린 할아버지도 있고, 누군가 쫓아오는 것을 피하는 꿈을 꾸는 중에 침대에서 일어나 걷다가 넘어져서 팔이 부러진 할머니도 있다. 이렇듯 렘수면행동장애는 자신이나 주변 사람을 크게 다치게 할 위험이 있다. 뇌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구나 파킨슨병, 특정한 유형의 치매로 발전할 위험도 높다.
잠꼬대가 심하고 격한 행동이 동반되면 수면클리닉 진료를 통해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수면상태를 기록하는 수면다원검사가 진단의 핵심이다. 꿈을 꾸는 렘수면 중에 신체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다른 수면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 렘수면행동장애가 더 심해지므로 이들 질환을 찾아서 함께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진단 뒤 약물로 치료한다. 한편, 침실에 깨지기 쉬운 물건, 뾰족하거나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물건은 치워야 한다. 침대보다는 바닥에서 자는 것이 더 안전하다. 일어나서 움직일 때 넘어지지 않도록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 좋다. 신체적 통증이 있는 경우 빨리 조절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