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부담 비해 시너지 크지 않아”… 權회장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안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은 2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가 감당해야 할 재무적 부담보다 동부 패키지 인수 후 미래 수익성이나 그룹 전체에 미칠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올 3월 말 포스코에 동부인천스틸 인수를 요청하면서 동부발전당진 인수 우선협상권까지 주는 ‘패키지 딜’을 제안했다. 포스코는 내부 전담팀을 꾸려 지난달 말 현장 실사를 마쳤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판단한 동부 패키지의 기업 가치가 동부그룹이나 산업은행이 원하는 가격에 훨씬 미치지 못하자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았다. 권 회장은 “포스코는 매도자 측(동부제철과 산은) 기대에 부합하는 가격을 제안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 인수를 포기한 직접적인 이유는 재무적 부담 때문이라는 게 국내 철강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4∼2016년 그룹 총 투자액을 직전 3년간 투자액의 절반 수준인 12조6000억 원으로 줄인 상태다. 시설 노후화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동부제철 인천공장(지난달 1일 동부제철에서 분사)을 인수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지분(60.3%) 매각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워낙 덩치가 커서 한국 기업 중에는 통째로 살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사업을 분리해 팔면 기업가치가 오히려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해외 네트워크와 상업생산에 들어간 미얀마 가스전 등 대우인터내셔널의 강점을 포스코가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