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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3.3m² 점포서 시작, 1조 매출… 한강의 기적 닮았다네요”

입력 | 2014-06-25 03:00:00

朴대통령 8차례 해외순방 동행…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저는 3.3m²(약 1평) 크기의 동대문시장 점포에서 시작해 32년 만에 1조 원대의 매출을 일궈냈습니다. 2명이 운영하던 가게는 공채 경쟁률 200 대 1을 자랑하는 중견기업이 됐습니다. 대기업 회장님들에 비하면 보잘것없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번 방미(訪美)에 대해 중견기업인이자 의류산업협회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지난해 5월, 미국 순방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나라 경제사절단 50여 명과 가진 만찬자리에서였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61·사진)이 갑자기 번쩍 손을 들고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로 잘 알려진 그가 순간적인 판단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었다.

최 회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패션그룹형지 본사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때는 소상공인 출신으로 중견기업을 일궈내면서 느낀 점을 솔직히 (대통령께) 전달하고 싶었다”며 “대통령께서도 밝은 표정으로 화답하셨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이달까지 8차례 있었던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모두 동행한 유일한 일반 기업인(단체장 제외)이다. 국내 패션업계 5위권인 중견업체 회장이 순방길에 ‘개근(皆勤)’한 데 대해 패션업계는 이례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 회장은 매번 순방길에 동행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실패를 극복하고 큰 회사를 일군 것이 한국의 드라마틱한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았기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업 차원에서는 별 소득이 없는데도 순방에 따라가 대통령 눈도장만 찍으려는 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중견기업인이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면 평소에는 만나기 어려웠던 국내외 기업인들과의 교류가 가능하고, 현지 진출도 수월해지는 등 실질적인 이익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 다녀올 때마다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는 현지 의류제조업체 시앤엠(C&M)을 인수했고, 스위스(올 1월)에서는 ‘와일드로즈’의 아시아 상표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9월까지 7개 매장을 새로 열기로 하는 등 순방 동행의 성과가 계속되고 있다.

최 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 다녀오면 세계 시장에 대한 안목을 기를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뜻깊다”며 “앞으로도 회사에 이익이 되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경제사절단 참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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