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 95명 체포-사업체 압수… 100년전 뉴욕경찰 살해범도 밝혀내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 조직원에 대한 ‘파문’을 선언한 가운데 23일 이탈리아 경찰이 대대적인 마피아 검거 작전에 나서 이번에는 과연 마피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경찰은 시칠리아 섬의 중심도시 팔레르모에서 악명 높은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 소속의 조직원 95명을 강탈과 마약 밀매, 돈세탁 혐의로 체포하고 수백만 유로 규모의 사업체 자산을 압수했다. 시칠리아 경찰의 칼로게로 시베타 경감은 “2년간의 수사 끝에 마피아 패밀리 2개의 두목과 조직원들을 완전 소탕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앞서 교황은 21일 마피아 조직 은드랑게타의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찾아 마피아와 가톨릭교회의 유착관계를 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전 협의는 없었지만 교황의 ‘마피아 파문’ 선언에 맞춰 경찰이 시칠리아에서 마피아 조직을 대대적으로 검거하고 나선 것은 마피아 척결을 위해 교회와 국가가 공동전선을 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검거 작전 과정에서 또 ‘반(反)마피아’ 활동에 앞장서온 정치인 피에트로 프란체티가 마피아의 도움으로 선거에서 표를 매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코사 노스트라는 또 팔레르모 서부 지역의 다수 상점과 건설 현장에서 보호비를 명목으로 돈을 뜯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유명 정육점에 자신들이 공급하는 육류를 납품받으라고 강요했으며 사업체에서 가로챈 돈으로 축구 경기에 돈을 거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하기도 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