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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조선 불황, 중소형사 선박금융 지원 절실”

입력 | 2014-06-26 03:00:00

㈜송강중공업



김덕섭 대표


“조선 경기 불황에다 금융권 자금조달 마저 막히면서 중견·중소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선은 고용창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우리나라의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본사를 둔 ㈜송강중공업(www.songkang21.co.kr) 김덕섭 대표는 최근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충부터 토로했다.

그는 “일부 대형조선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소형사들이 몰락 위기에 처해 있다”며 “수주사업의 영속성과 국내 조선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 체계적인 지원과 규제완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강중공업은 배 상부구조에 들어가는 생활공간인 ‘데크하우스’와 ‘메가블록’을 생산하는 조선기자재 업체다. 1991년 설립돼 23년간 조선산업 외길을 걸어오며 매년 30% 이상 매출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협력업체를 비롯해 700여 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약 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송강중공업이 주력하는 선박 거주구 분야는 선각·전기·전자·의장·도장 등을 아우르는 종합산업이자 대표적인 인력집약 산업이다. 여타 산업에 비해 고용인원이 많고 특히 부산 영도구에 거주하는 근로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해 지역 내 고용창출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 선박거주구와 중대형 블록을 주로 건조하며 조선소 1차 벤더로 활약해온 이 회사는 검수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서도 단 한 번의 클레임 없이 다년간 거래를 이어올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송강중공업은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기존에 수주했던 선박 계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직격탄을 입었다. 고환율 때문에 일본 수출 길이 막힌 데다 조선소의 물량감소와 단가인하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이후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에 매달리며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저가수주의 여파로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선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데다 수요자체도 많지 않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 이 회사는 대우, 현대 등 빅3 조선소와 일본조선소 물량을 소화하게 될 하반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용창출도 현재보다 200여 명 이상 증가하면서 현 정부의 청년실업해소와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하리라 본다. 문제는 전년도 결산 기준으로 신용등급이 기준치 이하로 하락한 것이 운영자금 조달에 발목을 잡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금융권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면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1차 벤더는 자금지원을 받을 길이 막막하다”며 최근 1∼2년간의 단기실적보다는 미래의 성장 동력과 비전을 평가하여 “우량 중소형사에 대해서는 경영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기존 RG(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나 보증서 발급과 선박건조자금 대출 지원, 이미 나간 대출금의 이자감면과 상환유예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일본이나 중국만 보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정당한 기업 활동을 영위해오다 위험에 빠진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자금이나 선박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