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경제부
2014년 초 여러 증권사가 발표했던 2014년 코스피 전망입니다. 코스피를 보수적으로 예측한 회사도 최고치가 2,200까지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하락하더라도 1,900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상반기를 결산해보니 이는 ‘붉어도 너무 붉은’ 장밋빛 전망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2,000 선을 넘었던 코스피는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원화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수출경쟁력 악화 우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2월 초에는 1,900 아래로 떨어지면서 다수 증권사가 예상했던 ‘하한선’이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코스피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증권사들도 부랴부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초 ‘최고 2,500’을 호기롭게 외쳤던 증권사는 최고치를 2,300으로 낮췄고 대부분의 증권사가 하반기 최고치를 2,200으로 내다봤습니다.
증권사들이 연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나중에 하향 조정하는 것은 이제 ‘연례행사’처럼 돼 버렸습니다. 투자자들은 궁금합니다. “증권사들은 매번 너무 큰 꿈을 꾸는 걸까, 아니면 실현되지 않을 줄 알면서도 꿈을 부풀리는 걸까.”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내놓는 전망에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기대만큼 사들인다면’이라는 가정이 생략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시장에 많이 뛰어들어 거래를 해야 수익이 늘어나는 증권사 특성상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편향’이 상존한다는 겁니다. 특별한 악재가 없을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을 살 것이고,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미투자자에게는 증권사 같은 긍정적 편향이 없습니다. 호재가 있어야 주식을 살 뿐 악재가 없다고 주식을 사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 같은 ‘편향의 차이’ 때문에 증권사의 눈높이와 투자자의 눈높이는 항상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원주·경제부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