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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도권]서울시 서울광장 ‘세월호 분향소’ 고민

입력 | 2014-06-26 03:00:00

하루 방문객 200여명에 관리자는 74명
직원들 업무부담… “일상 복귀” 민원, 市 “합동 영결식때까지 운영할 것”




한적한 분향소 25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 앞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조문객이 없어 한적하다. 4월 27일 설치된 이곳 분향소는 설치 초기만 해도 하루 1만여 명이 찾았으나 현재는 수백 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서울시가 서울광장에 설치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문객이 최근 하루 200여 명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하루 74명이 분향소를 돌보는 것을 감안하면 적게는 하루 한 명당 3명의 분향객을 맞는 셈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세월호 분향소가 4월 27일 설치된 뒤 첫 주에만 12만5853명이 다녀갔다. 첫 주 하루 평균 방문자는 1만7979명. 하지만 한 달 반 정도가 흐른 지난 한 주(15∼21일) 방문객은 3811명, 하루 평균 방문자도 544명에 그쳤다. 특히 23일에는 197명이 찾아 처음 100명대로 줄었다. 이날은 브라질 월드컵 한국-알제리전이 열려 인근 광화문광장에 4만여 명이 운집했지만, 분향소는 썰렁했던 셈이다. 24일까지 누적 분향객 수는 27만6697명.

평일 하루 방문자가 수백 명으로 줄었음에도 서울시 직원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분향소 근무자는 꾸준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분향소 운영 기간이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이들의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 직원은 오전반(오전 7시∼오후 3시), 오후반(오후 3∼11시)으로 나눠 근무하는데, 오전반을 하면 오후에 쉬고 오후반을 하면 다음 날 오전을 쉰다. 결국 하루의 업무 공백이 발생한다. 서울시에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자” “분향소 운영을 그만하자”는 민원들도 들어오고 있다.

서울시 분향소는 안전행정부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분향소 설치를 지시하며 들어섰다.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언제 철거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분향에 쓰이는 국화값도 부담하고 있다. 개당 1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2억7700여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의 한 간부는 “분향객이 계속 줄어 고민스럽고, ‘언제까지 분향소를 운영해야 하느냐’는 내부 목소리도 있다. 그래도 서울시가 가진 상징성이 있는 만큼 영결식 때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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