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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자 “농업-관광-탄소산업 세 바퀴로 ‘300만 전북’시대 부활”

입력 | 2014-06-27 03:00:00

[새 시도지사에게 듣는다]<10>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자
[동아일보-채널A 공동인터뷰]




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자는 33년 지방행정 전문가다. 좌우명인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자기의 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음)처럼 친화력이 좋고 낙천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서예에 일가견이 있고 즉석에서 판소리 한 가락을 뽑을 정도로 예술적 감수성도 풍부하다. 전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북은 미래에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창의적이고 문화예술에 끼가 많은 전북인들이 활기차게 뛴다면 산업화 과정에서 뒤처진 전북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고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자(62·새정치민주연합)는 18일 전북 전주시 팔복동 신기술연수센터 5층 당선자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의 공동 인터뷰에서 ‘사람과 돈이 모이는 300만 시대’ ‘연간 관광객 1억 명 시대’ 등 전북의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그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농업과 관광, 탄소산업을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북의 현재 경제수치는 전국 최하위권이다. 젊은이들은 진학과 취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주민 수는 40여 년째 내리막이다. 20여 년 동안 다걸기(올인)했던 새만금 개발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럼에도 송 당선자는 전북도청 업무보고를 받으며 직원들에게 “즐겁게 웃으며 일하자”며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무소속이 전북 기초단체장의 절반을 차지한 선거 결과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 반성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과 채널A 이명건 사회부장이 진행했다.

―전북지사로서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무엇인가.

“도민들에게 공약한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북’에 초점을 맞춰 공약을 새롭게 정비할 것이다. 전북발전연구원 등 산하 기관들도 농업 관광 탄소 등 3대 핵심 과제에 맞춰 조직과 인력을 조정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후 안전관리시스템을 정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전북 인구를 30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는데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전북의 꿈과 희망을 수치로 나타낸 상징적 슬로건이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강한 의지로 밀어붙이겠다는 취지다. 과거 ‘300만 전북도민’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새만금이 2030년 완공되면 76만 명이 목표이고 전주 인근 혁신도시도 20만 명을 상정하고 건설 중이다. 현재 187만 명에 이를 더하면 결코 무리한 목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북은 ‘농도(農道)’로 불렸지만 이젠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선거 과정에서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1번이 농업, 2번이 관광, 3번이 탄소산업이었다. 전북은 5000년 동안 농업을 제일 잘하는 지역이다. 산업화로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고령화됐지만 21세기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가 됐다. 농업을 되살릴 때가 왔고 전북이 바로 그 적지다. 사람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등 ‘3락(樂) 농정’을 펼치겠다.”

―귀농인구를 늘릴 방안이 있나.

“최근 귀농 열풍은 퇴직 이후에 내려오는 게 아니라 젊은층의 도전이 눈에 띈다. 농촌에 와서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것이다. 전북은 귀농과 귀촌이 모두 가능한 지역이다. 고창의 수박과 블루베리처럼 지역마다 특색 있는 작물이 많아 젊은층이 의욕을 갖고 도전할 만하다. 이에 따라 농업체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에서 농사를 체험하고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책적으로 농업을 가장 우위에 두고 전북의 우수한 생태자연과 묶어 관광과 연계하겠다.”

―전북은 ‘새만금사업’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그런데 외자나 외국기업 유치가 잘 안 되는 이유가 뭔지….

“새만금은 국가사업이다. 국가가 주도해 시작한 만큼 끝까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전북도민에게는 엄청난 꿈과 희망이 걸린 일이지만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리다. 1단계 2020년, 2단계 2030년이지만 사업 추진 속도를 앞당기고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한다. 최근 거론되는 한중경제협력단지 조성과 토지주택공사 관광공사 등 공공기업 자금도 끌어와야 한다. 기업도 자금이 오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항만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한옥마을이 지나치게 상업화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사가 잘된다는 의미여서 나쁘지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쓸쓸하던 한옥마을이 사시사철 서울의 번화가를 걷는 느낌이 들 정도니 좋은 것 아닌가. 좁은 지역 안에 많은 인파를 수용하려다 보니 상업화로 비친 측면이 있어 보완할 생각이다. 한옥마을의 전통적 감성적 정취는 유지돼야 한다. 다행히 20대가 70%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층이 많이 찾아 고무적이다.”

―전북 도내 14명의 시장 군수 가운데 7명이 무소속인데 도정 수행에 어려움이 있진 않을지….

“전북도 발전이라는 대승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문제가 될 수 없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지역 발전을 놓고 수평적 소통구조를 만들겠다.”

송 당선자는 도청 업무보고 당시 “8년간 전주시장을 해보니 도가 시군이나 민간부문에 대한 평가를 통제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평가보다는 컨설팅 위주로 도정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군이 잘돼야 도가 잘된다는 원칙 아래 시군이 잘할 수 있도록 도가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했다.

―전북의 미래 먹거리로 ‘탄소산업’을 정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전주는 탄소섬유산업 중심이다. 탄소를 통해 실을 만들고 그 실로 기계 항공기 농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재 대기업 2곳이 가동 중이거나 설립을 준비 중이다. 전주의 탄소섬유산업을 전북 전체로 확산시켜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당선자가 주로 지방에 근무해 국회 등 정치권 경험이 적은 게 약점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중앙과 광역, 기초단체를 고르게 경험했다. 중앙과 지방에서 예산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행정학으로 석사와 박사를 받아 이론적으로도 준비를 했다. 정치권 출신이어야만 예산을 따온다는 논리는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된 측면이 있다. 예산은 공무원에서 출발한다. 예산 편성 과정을 아는 게 중요하다.”

―송 당선자가 그리는 전북의 미래 모습은….

“이제 전북도민도 자신감을 갖고 활기찬 분위기에서 뛸 때가 됐다. 21세기는 새로운 영역에서 창의적인 도민들의 능력이 발현돼야 한다.”

송 당선자와의 인터뷰는 27일 오전 8시 채널A ‘새 시도지사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자(왼쪽)가 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주간(가운데), 이명건 채널A 사회부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전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한옥마을 代父’… 서예 일가견, 판소리도 한가락 ▼

공직 33년… 10년만에 전북도청 컴백

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자는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경선에서 재정경제부 장관과 3선 의원을 지낸 강봉균 후보와 재선 국회의원 유성엽 후보를 예상보다 큰 표차로 눌렀다. 나머지 두 후보의 표를 합한 것보다 많은 53.7%를 얻은 것이다. 6·4지방선거 역시 69.2%의 압도적 득표율로 전주시장 재선에 이어 3연승을 기록했다.

그는 행정고시에 합격(24회)한 뒤 1981년 전북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계장 과장 국장을 거쳐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전북도청 20년, 행정자치부 5년, 민선 전주시장 8년 등 33년을 지방행정 공무원으로 보냈다. 전북도청에는 10년 만의 컴백이다.

송 당선자는 평생 상투를 고집한 유학자이자 서예의 대가인 강암 송성용 선생(1913∼1999)의 4남 2녀 중 막내다. 큰형 하철 씨는 관선 전주시장과 전북도부지사를 지냈고 그 아래 두 형은 대학교수를 지내는 등 전북의 명문가로 꼽힌다. 송 당선자는 서예에 일가견이 있고 즉석에서 판소리 한 가락을 뽑을 정도로 예술적 감성도 풍부하다. 문학에도 관심이 많다. 예술행정으로 석사를, 정책행정으로 박사학위를 받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행정가로 꼽힌다. 이름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송아지’라는 별명을 얻었고 선거홍보노래로 동요 ‘송아지’를 사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전주시장 재직 당시 한옥마을을 연간 500만 명이 찾는 도시형 관광지로 정착시켰다. 미래 전략산업으로 탄소산업을 선점해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전략산업을 주도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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