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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김수현-전지현 ‘中 생수 CF’ 파동

입력 | 2014-06-27 03:00:00

‘물’을 그냥 물로 볼 수 없는… 백두산의 중국식 명칭 長白山 사용
일각 “동북공정에 이용 당해” 주장… “長白山, 1000년 써온 이름” 반론도
김수현 계약 해지했다 번복… 전지현 “협의중”




배우 김수현 씨와 전지현 씨가 광고 모델로 나서는 중국 생수의 원산지가 백두산의 중국식 표기인 ‘창바이산’으로 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헝다그룹 홈페이지

배우 김수현 씨(26)와 전지현 씨(33)가 중국의 한 생수 광고 출연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김 씨와 전 씨가 모델로 나설 광고 상품의 원산지가 백두산의 중국식 명칭인 ‘창바이산(長白山)’으로 표기된 것이 발단이 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 현지에서 큰 사랑을 받은 두 배우는 지난달 중국 헝다(恒大)그룹 계열사인 헝다광천수와 1년간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지면 및 영상 모델로 활동하는 두 배우는 6월 중순 이미 광고 촬영을 마무리한 상태다. 광고 촬영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국내 일부 언론 및 누리꾼들이 헝다광천수의 생수 브랜드인 ‘헝다빙취안(恒大氷泉)’의 원산지가 백두산이 아닌 ‘창바이산’으로 돼 있는 점을 문제 삼아 논란이 점화됐다.

논란이 커지자 두 배우의 소속사는 20일 헝다광천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5일 오전 김 씨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입장을 바꿔 헝다광천수 측과의 계약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키이스트 측은 “헝다그룹과 김수현 소속사가 회의를 거듭 거친 결과 한중 양국의 깊은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중국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헝다그룹의 생수 제품 취수원 현지 표기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음을 서로 인정하며 이해했다”고 전했다. 전 씨 소속사 문화창고는 “아직 헝다그룹과 협의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국내외 누리꾼들은 두 배우의 광고 출연과 관련해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국내의 한 트위터 이용자(@dollelmo)는 “고구려가 중국 역사인지 한국 역사인지로 싸우는 상황에서 한류라고 가서 무슨 광고를 찍은 건가. 한국 모델을 내세워 장백산 생수를 찍은 의도를 정말 몰랐나”라며 두 배우의 행동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금전적 이익 때문에 국익을 저버렸다”는 노골적인 비난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위약금 100억 원을 물어줄 바에야 그 모델료로 백두산 홍보공익 광고를 찍어 전 세계에 배포하세요”라며 광고 출연을 지지하는 의견을 냈다.

백두산 일부가 중국에 귀속돼 있고 ‘창바이산’이라는 명칭도 중국에서 1000년 가까이 쓰여 온 명칭이어서 이 사안을 동북공정 논란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현재 백두산 16개 봉우리 중 7개는 중국이 관리하고 있으며 천지 또한 중국이 45.5%의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백두산의 물 취수원을 창바이산으로 표기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며 “역사의 정치적 해석이 엇갈려 우리나라의 연예인이 (창바이산 관련) 광고에 출연하는 것이 논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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