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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 우주서 ‘보쌈’해서 옮긴다

입력 | 2014-06-27 03:00:00

NASA, 포획망 실은 우주선 2019년 발사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19년 발사할 소행성 탐사선 ‘옵션 A’. 옵션 A는 원통형의 포획망 안에 지름 10m 정도의 소행성을 집어넣은 뒤 달 근처 궤도까지 끌고 온다(위쪽 사진). 이와 함께 NASA는 지름이 100∼500m로 비교적 큰 소행성에는 탐사선 ‘옵션 B’를 착륙시켜 광물 일부를 채집해 귀환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도 착륙로봇 ‘필레’(아래쪽 사진)를 탑재한 혜성 탐사선 ‘로제타’를 보내 11월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라는 혜성의 표면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유럽우주국(ESA)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은 몇 개나 될까. 전문가들은 지구 근접 궤도를 움직이는 소행성이 100만 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가운데 약 2만 개는 지구와 충돌할 경우 도시 하나를 거뜬히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다. 이달 8일에도 지름 250∼400m의 소행성 ‘2014HQ124’가 지구에서 약 125만 km 떨어진 지점을 스쳐 지나갔다.

소행성의 위협이 커지면서 각국의 소행성 탐사 작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소행성궤도변경임무(ARM)’의 세부 프로젝트 18개를 최근 확정했다. ARM은 우주선을 쏘아 올려 소행성을 지구와 충돌 염려가 없는 안전한 궤도로 옮겨놓거나 소행성의 샘플을 채집해 복귀하는 게 목표다. NASA는 이르면 2019년 소행성 탐사용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 소행성 포획해 옮겨 놓거나 지표면에 착륙해 샘플 캐거나

ARM의 핵심 임무를 위한 우주선은 두 가지. ‘옵션 A’와 ‘옵션 B’가 있다. 옵션 A는 지름 10m 이하의 작은 소행성이 타깃이다. NASA는 원통형의 포획망을 쫙 펼쳐 소행성을 통째로 집어넣은 뒤 안전한 궤도까지 끌고 올 계획이다.

최근 타깃 소행성도 결정됐다. 2011년 리니어(LINEAR) 망원경으로 발견된 소행성 ‘2011MD’가 옵션 A의 일차 타깃이다. 올해 2월 NASA가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2011MD를 분석한 결과 소행성의 길이는 약 6m이며, 구멍이 많이 뚫린 다공성(多孔性) 구조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2011MD가 단일 소행성이 아니라 돌무더기 여러 개가 뭉친 형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셸 게이츠 NASA ARM 책임자는 “소행성을 포획해 달에서 7만5000km 지점까지 끌고 와 지구에 위협이 안 되는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둘 것”이라고 밝혔다.

옵션 B가 목표로 할 소행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옵션 B는 지름이 100∼500m로 큰 소행성이 대상이다. 이 때문에 옵션 A처럼 소행성을 포획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주선이 아예 소행성 위에 착륙해 바위 등 부스러기를 로봇팔로 움켜쥐고 돌아오게 할 계획이다. 현재 옵션 B가 착륙할 소행성 후보로는 ‘이토카와’ ‘2008EV5’ ‘벤누’ 등이 꼽히고 있다.

NASA는 현재 하와이에 있는 광학망원경 팬스타스(Pan-STARRS)와 여러 우주망원경을 동원해 매달 지구 근접 소행성 100여 개를 찾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모양과 크기, 회전율, 구성 성분, 표면 특징 등을 고려해 우주선이 임무를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춘 소행성이 최종 타깃으로 선정된다.

○ 로제타도 8월이면 혜성 도착

유럽우주국(ESA)은 혜성 착륙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2004년 3월 우주로 올려보낸 혜성 탐사선 ‘로제타(Rosetta)’는 2011년 6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장치 대부분의 전원을 끄고 31개월간 잠들어 있다가 올해 1월 다시 깨어났다.

로제타는 8월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라는 혜성에 접근해 표면을 관측한 뒤 11월 착륙로봇 ‘필레(Philae)’를 혜성에 내려보내 혜성 표면에서 각종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혜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정확히 타원 궤도로 돌고 있어 다른 혜성에 비해 태양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점에서 선택됐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감시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초 러시아 우랄산맥 주변지역에 큰 피해를 끼친 소행성은 50∼100년마다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 전 지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비단 인류 구원이 아니더라도 소행성이나 혜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범 동아사이언스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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