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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쪼그라드는 유럽

입력 | 2014-06-28 03:00:00

13개국 출전해 6팀만 16강 진출
남미-북중미 8개국이나 생존… 4년전 남아공 대회 강세 이어가




호날두도 집으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7일 가나와의 G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포르투갈은 미국과 승점(4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뒤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질리아=GettyImages 멀티비츠

유럽은 몰락했고 남미·북중미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월드컵 본선에 지금처럼 32개국이 출전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다. 그해 유럽에서는 10개국이 16강에 진출했고 남미·북중미는 절반인 5개국에 그쳤다. 우승한 프랑스를 포함해 8강에 유럽 6개국이 포함됐다. 유럽의 강세는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계속됐다(표 참조). 남미·북중미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국가는 각각 4개국에 불과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전세는 처음으로 역전됐다. 직전 대회 10개국이었던 유럽의 16강 진출 국가는 6개국으로 줄었고 남미·북중미는 7개국으로 늘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 ‘유럽의 몰락’과 ‘남미·북중미의 강세’를 놓고 시차와 기후 등 개최국 인근 국가의 유리함을 꼽고 있지만 이번처럼 남미에서 열린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16강 진출 국가 가운데 유럽이 11개국이나 됐던 것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대회 본선에 진출한 유럽 국가는 13개국이다. 그중 6개국만 16강에 진출했으니 생존율이 반도 안 되는 셈이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스페인(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 포르투갈(4위), 이탈리아(9위), 잉글랜드(10위)가 줄줄이 탈락했다. 특히 ‘죽음의 조’로 불린 D조에서 유럽(이탈리아·잉글랜드)은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에 1, 2위를 내줬다. 이에 비해 10개국이 본선에 진출한 남미·북중미의 생존율은 80%에 달한다. 16강에 오르지 못한 남미·북중미 국가는 에콰도르와 온두라스뿐이다. 5개국이 출전한 아프리카는 알제리와 나이지리아가 조별리그를 통과해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남미·북중미의 초강세가 8강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6강전에서 브라질과 칠레, 콜롬비아와 우루과이가 만나기 때문이다. 반면에 유럽 국가끼리의 맞대결은 없다. 물론 ‘강세 대륙’에서 우승 팀이 나오는 건 아니다. ‘유럽의 몰락’이 시작됐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1∼3위(스페인·네덜란드·독일)는 유럽이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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