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손흥민 통곡의 첫 월드컵 “이기고 싶은 마음 누구보다 큰데 16강 좌절 죄송… 책임감 느낀다 더 이상 어리다 생각하지 않을 것”
얼마나 울었을까. 눈 주위가 퉁퉁 부었다. 입술을 뗄 때마다 목구멍 속에서 올라오는 아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금방이라도 다시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모습이었다. 27일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손흥민(22)은 여전히 아쉬움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선배들이 다가가 위로했지만 소용없었다. 홍명보 감독에게 안겨 또 눈물을 쏟았다. 그의 첫 월드컵은 그렇게 막이 내렸다.
대표팀 막내인 그는 “졌다는 사실이 너무 싫다. 막내로서 형들에게 제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이어 “나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다. 16강 진출 실패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손흥민은 “개인적으로는 기대한 것보다 안 좋아서 너무 실망했다. 월드컵이 얼마나 큰 무대인지 알게 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더 이상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다음 월드컵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말끝마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붙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보였다. 더 이상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
상파울루=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