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전자전쟁/칼레 라슨 지음·노승영 옮김/432쪽·2만8000원·열린책들
어쩌면 몇몇은 이렇게 반응할지도 모르겠다. ‘문화유전자전쟁’은 참으로 요상한 책이다. 보통의 책 읽기에 익숙한 이라면 꽤나 당황스러울 터. 일단 편집부터 그렇다. 잡지 같기도 하고, 사진집 같기도 하고…. 하여튼 뭔가 산만하고, 노골적이고, 키치(kitsch·통속성 문화 조류·국립국어원의 순화어로는 ‘눈길 끌기’) 코드가 넘쳐흐른다.
왜 그랬을까. 의도는 분명하다. 기존 통념을 뒤집자는 거다. 진실이라 믿었던 것이 어쩌면 틀렸을 수 있다. 착한 모범생처럼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불만을 터뜨려라. 그리고 그 대상은 바로 주류 경제학계가 떠받드는 ‘신고전파 경제학’이어야 한다. 이 책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거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문화유전자(meme·밈)의 창출이 뭣보다 시급하다. 밈이란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이기적 유전자’에서 ‘생물 유전자처럼 개체에 저장되거나 모방 복제될 수 있는 문화의 전달 단위’로 규정한 개념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주류 경제학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얘기다.
이 책은 상당히 과격하다. 아마 꽤 많은 이가 솔깃할 테고, 또 그만큼 거부감을 느끼는 이도 상당할 듯하다. 그만큼 세상은 엇갈리고 혼탁하니까. 하지만 하나만 묻자. 주류건 비주류건 당신은 확실히 정답이라 자신할 만한 대안을 갖고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이 책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외치는지.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