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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권순활]서울 市의원의 ‘살인청부’

입력 | 2014-07-01 03:00:00


지난해 10월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이 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싸고 철거업체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8년에는 김귀환 의원이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시의원 28명에게 3400만 원을 뿌린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김명수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김귀환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수도 서울의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확정하는 서울시의회의 일그러진 한 단면이었다.

▷올해 3월 발생한 서울 강서구 재력가 살해사건을 교사(敎唆)한 혐의로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경찰에 구속됐다. 김형식은 송모 씨로부터 5억여 원을 빌린 뒤 빚 독촉을 받자 자신에게 채무가 있던 친구를 사주해 살인 범죄를 저지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복마전 비판을 듣던 서울시의회였지만 이번 사건은 ‘충격의 급(級)’이 달라 파문이 크다.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 공천으로 서울시의원 재선에 성공했다가 최근 체포 직후 탈당한 김형식은 모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서울 강서갑이 지역구인 4선의 신기남 새정치연합 국회의원(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보좌관을 약 10년간 지냈다. 최연소 열린우리당 상근 부대변인도 거쳤다. 서울시의회에서 반바지를 입고 질의를 한 적도 있다. 그는 체포된 뒤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각종 증거를 토대로 살인교사 혐의 입증을 자신했고 법원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형식은 서울시의회에서 줄곧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그가 피살자 송 씨에게 빌린 돈이 실제로는 토지 용도변경 청탁용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형식이 송 씨에게 받은 5억 원 넘는 거액을 어디에 썼는지도 의문이다. 그에게 공천을 줘 서울시의원으로 두 차례나 당선시킨 새정치연합은 “당과는 무관한 개인적 차원의 문제일 뿐”이라며 발뺌을 했다. 유력 정당의 공천을 받은 현직 서울시의원이 조폭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살인청부 사건으로 구속됐는데도 당이 공식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넘어간다면 ‘새정치’라는 말을 꺼낼 자격이 없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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