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리실라’ 3일 개막

뮤지컬 ‘프리실라’의 배우와 스태프는 의상과 분장이 순식간에 바뀌는 화려한 무대를 위해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호흡을 맞추며 시간과의 싸움을 벌인다. 주인공 틱이 케이크 분장을 한 배우들과 춤추는 모습. 페테르 크눗손 스웨덴 프로덕션 제공
국내 초연되는 뮤지컬 ‘프리실라’ 연습이 한창인 6월 2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도나 서머의 ‘맥아더 파크’ 노래에 맞춰 6명의 초록색 컵케이크 분장을 한 배우들이 투명 우산을 든 채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반짝이는 초록빛 잠옷을 입은 이주광(틱 역)은 쉴 새 없이 점프를 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3만 개가 설치된 8.5t 버스 ‘프리실라’는 빨강 파랑 초록 노랑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터지며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배우가 쓰는 눈화장 된 마스크는 관객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다. 틱 역의 마이클 리.
압권은 화려한 무대. 천연색으로 가득 찬 만화가 현실로 튀어나온 것 같다. 500여 벌의 의상을 261번 갈아입고, 100여 개의 가발과 200여 개의 머리장식이 등장한다. 리지 가드너 의상디자이너가 “가죽, 금속, 시폰, 타조 깃털 등 지상의 모든 소재를 사용했다”고 말할 정도다. 토니상 의상상을 받았다.
배우의 얼굴 본을 떠 만든 마스크에 색조화장을 한 후 눈썹을 붙이는 모습. 설앤컴퍼니 제공
이날 분장실 바닥과 테이블은 제작 중인 마스크로 꽉 차 있었다. 색조를 넣은 마스크와 아직 피부색 그대로인 마스크가 줄지어 있었다. 채송화 메이크업 디자인 실장은 “마스크는 배우별로 평균 4, 5개 정도, 많게는 9개까지 사용한다”며 “스태프 10명이 하루 10시간씩 매달려 두 달 동안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스태프는 무대 뒤에서 마스크와 가발, 의상을 들고 서 있다가 배우가 무대 뒤로 퇴장하는 동시에 바로 갈아입힌다. 마스크를 먼저 쓰고 부피가 큰 가발을 써야지, 그 반대가 되면 시간 내에 변신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다. 신동원 설앤컴퍼니 공연제작팀장은 “카레이싱에서 순식간에 자동차 바퀴를 갈아 끼우는 장면을 연상하면 된다”고 했다. 입술에 붙인 ‘반짝이’는 테이프로 ‘악’ 소리 나게 바로 떼어낸다. 7월 3일∼9월 28일 서울 LG아트센터. 5만∼13만 원. 1577-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