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집단적 자위권 허용’ 의미는
아사히신문은 “전수방위(專守防衛·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 한해 방위력을 행사)를 원칙으로 해온 일본 안전보장정책의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우선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고 이어 세계 각국의 분쟁에도 개입한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 한반도 유사시 개입 우려 커
3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애매한 표현이 많아 자의적인 확대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일본 언론은 비판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헌법상 남북한 모두를 영토로 규정한 한국의 동의 없이도 자위대를 북한에 파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 4월 한국 정부에 “한국의 사전 동의 없이는 한반도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과거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다 한반도에 북한도 포함되는지를 일본이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아 의심은 가시지 않는다. 일본이 한반도 인근 공해에 자위대를 파견할 때도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되지만 한국 정부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 자위대 출동 요건 명확하지 않아
아베 총리는 1일 각의 결정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이라크전이나 걸프전에 참가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5월 한 TV 프로그램에서 “아베 총리가 안 한다고 말하지만 몇 년 지나면 변할 수 있다”며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 일본 군사력 강화에 날개 달 듯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올봄 평가한 일본의 군사력은 한국(9위)보다 한 계단 낮은 세계 10위다. 지난해 군사비 지출은 491억 달러(약 49조6000억 원)로 세계 6위, 자위대 정규 병력 수는 24만8000명으로 세계 22위다. 세계 3위인 일본의 경제력에 비해 수치상 군사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전력의 ‘질’ 측면에선 세계 수위급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해상 전력이 강하다. 지난해 말 현재 해상자위대는 항공모함급 헬기 호위함 ‘이즈모’를 포함해 호위함 48척, 잠수함 16척 등 총 141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 이들 전력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하면 동북아 군비 경쟁은 한층 가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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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안전보장::
동맹국들이 제3국을 침략한 국가를 집단으로 제재하는 조치. 1991년 걸프전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이라크 공격이 대표적 사례.
도쿄=배극인·박형준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