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전문가 인터뷰]
중국의 국제정치 전문가 스인훙(時殷弘·사진)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1일(현지 시간)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과 관련해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의 북-중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전례 없는 냉기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이후 줄곧 중국에 좋지 않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스 교수는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의 의미에 대해 “시 주석이 한 국가만 단독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시 주석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북한의 비핵화를 풀어낼지를 양국 정상이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 비핵화가 주요 이슈임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달 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게 시 주석이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들르는 데 대한 항의 표시냐’는 질문에 “누구를 겨냥했는지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중한에 대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갖고 있는 한 양국은 이번 사건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 교수는 이번 방한이 일본에 주는 메시지에 대해 “중한은 역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며 “하지만 자국의 대일 정책을 서로에게 강요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동맹이 존재하는 만큼 한국이 일본에 대해 모든 면에서 중국과 같은 입장을 취할 순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현재 중미 관계가 전략적 방면에서 매우 긴장돼 있다”며 “이번 방한에서 중한 정상이 미국에 대한 논의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론하기 껄끄러운 문제다”라고 진단했다. 스 교수는 이어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을 요구한다는 말이 있지만 한국은 자국 영토에 방어막을 설치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한국에 미중 간 균형을 취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 교수는 “두 정상은 이번 회동에서 부담스러운 주제를 다루기보다 양국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논의를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난징대 국제관계사 박사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국제정치)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
―현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학술위원회 부주임 겸 미국연구중심 주임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