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점검’ 대상으로 지정돼 있어… 시장 위탁업체 부실점검에 의존 다른 증축건물들도 안전점검 구멍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농수산물직판장에 28년간 불법 증축된 채 방치된 가설(假設) 천장은 안전시설 책임 기관의 부실 점검과 제도적 허점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점검을 책임져야 할 송파소방서가 이 기간에 직접 가락시장을 방문해 시설을 확인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는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규정’ 제15조에 따라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가 소유한 1000m² 이상 규모의 다농마트는 ‘자체점검’ 대상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의 점검은 공사에서 위탁한 점검업체의 보고서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수많은 점검을 거치는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다. 업체 점검 보고서도 다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책임 기관인 송파구청 건축과는 1년에 한 차례 가락동 주요시설 담당 직원 한 명이 육안으로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건축과 관계자는 “인력 문제를 포함해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농수산식품공사가 자체적으로 관리를 잘할 것이라고 신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는 1일 불법 가설 천장을 조속히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소방서, 송파구청, 공사 등 관계당국은 2일 긴급 유관기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