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파나마병이라 불리는 TR4, 이른바 바나나 전염병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바나나가 지구에서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동안 맛과 건강 모두를 책임져온 헬스푸드였던 바나나를 먹을 수 없다는 점도 충격적이지만, 이것이 인재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바나나 에이즈’라 불리는 파나마병은 대체 무엇인지 알아봤다.
‘파나마병’ 건강식품 바나나의 비극 암시?
그동안 바나나는 지방이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혀 왔다. 또한, 바나나는 다량의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뇌졸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영국 워릭 대학교와 이탈리아 나폴리 대학교는 공동연구를 통해 바나나 속 칼륨이 뇌졸중 위험을 20%나 줄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바나나가 전염병으로 없어질 수 있다니, 청천벽력 같은 뉴스다. 이는 파나마병의 일종인 트로피컬 레이스4(TR4) 때문으로 나타났다. 1900년대 중반에 발견된 TR4는 바나나 나무의 뿌리를 공격하는 곰팡이균으로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을 뿐더러, 농약과 같은 살균제에도 내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듯 아직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바나나 전염병이 바나나 생산의 핵심지역인 중남미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4월 14일 유엔 세계식량기구(FAO)는 “바나나 전염병 중 가장 치명적인 TR4가 수천만 명의 바나나 산업 계통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나타나
바나나 전염병과 관련된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아무래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바나나 역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파나마병이 중점적으로 발생하는 국가는 중남미 산지이고, 국내에서 수입하는 바나나의 90%는 원산지가 동남아시아이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려와 달리 파나마병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니 바나나를 기피하는 현상 역시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바나나의 멸종을 대비해 새로운 바나나품종 개발에 힘쓰고 있다.
100여 년 전에도 껍질이 두껍고 당도가 높은 ‘그로미셀’라는 품종이 있었으나 급격히 퍼진 파나마병으로 자취를 감춘 바 있다. 그 후 다국적기업이 만든 품종이 바로 현재의 ‘캐번디시’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전염병에 약한 데다, 전 세계 바나나 수출량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니 새로운 품종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때이다.
사진·기사제공 : M미디어 라메드 간예슬 기자 (kys@egih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