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이익~삐익~끼이익~윽”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의 첫날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쉴 새 없이 달렸다. 타이어는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대고 장애물을 지그재그로 피하며 급격하게 방향을 바꿨다. 신나게 가속페달을 밟다가도 번개처럼 빠르게 브레이크를 밟기도 했다. 당장이라도 엔진이 터져 나올 듯 보닛은 뜨겁게 달궈지고 타이어에선 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급격하게 뛰는 기자의 심장박동을 제외하곤 모든 게 평화롭다.
지난 1일 경기도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트랙은 30여대의 메르세데스벤츠 ‘뉴 C클래스’로 채워졌다. 지난 5월말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첫 대면 후 이 차를 다시 만난 것은 이날 기자 시승회 자리에서였다.
옆과 뒤 모습은 짧은 오버행으로 고전적인 멋이 풍기면서도 균형 잡힌 벤츠 세단의 비율을 따랐다. 앞부터 뒤까지 이어진 측면 라인은 역동적이며 뒤쪽 휠 부분은 점점 가늘어 지는 C필러와 조화를 이뤄 근육질의 모습을 연출했다. 전체적으로 S클래스 축소한 느낌이다.
실내는 이전모델에 비해 차체는 커졌지만 무게는 더 가벼워졌다. 휠베이스는 2840mm로 80mm 늘어나고, 길이는 4700mm로 65mm 길어졌다. 너비도 1810mm로 40mm 넓어져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까지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인테리어도 각 트림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마감재를 사용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실내도 전체 콘셉트는 물론 스피커와 송풍구 디자인 등에서 S클래스와 비슷하다.
디젤을 사용하는 C220는 2143cc 직렬 4기통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안전최고속도는 233km,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7.4초가 걸린다. 블루텍 기술을 적용해 유해 물질 배출에서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엔진은 에코 스타트앤드스톱 기능을 기본 적용했다. 연비는 이전모델 대비 12% 향상된 17.4km/ℓ(1등급)를 유지했다. 두 모델 모두 7단 변속기를 적용했다.
신차는 에코부터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플러스, 인디비쥬얼까지 총 5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각 모드마다 엔진, 트랜스미션, 에어컨 등의 작동을 주행 모드에 맞게 변화시켰다. 시승은 주로 컴포트와 스포츠플러스를 번갈아 가며 체험했다.
슬라럼으로 시작돼 돌발 상황을 재현한 레인체인지 등 가혹한 주행 조건이 이어졌다. 뉴 C클래스는 전체적으로 5세대에 접어들며 특유의 묵직함 보다 부드러운 설정으로 바뀌었다. 급한 커브에서 차량이 운전자의 의도와 다르게 엇나갈 때면 여지없이 전자장치의 개입이 이뤄지고 다시 안정적인 자세를 곧바로 취했다.
일반적인 경우 고속주행 시 급격한 스티어링 휠 조작은 차량 무게중심을 잃어 전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뉴 C클래스는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주행보조 시스템과 안전 시스템이 결합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등이 갖춰졌다.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5세대 뉴 C클래스는 많은 것들이 변했다. 외모부터 주행성향까지 큰 형님뻘 되는 S클래스를 열심히 따르고 있다. 흔히 ‘베이비 S클래스’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격은 C200 4860만~5420만 원, C220 5650만~58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