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회, 여야의원 극단 대립으로 파행… 세종시의회도 자리 다툼에 원구성 실패
변화와 개혁을 다짐하면서 출범한 충남도와 세종시 등의 지방의회들이 집행부와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정당 간 갈등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빚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1일 열린 제271회 임시회에서 새누리당 김기영 의원(예산2)을 의장으로, 같은 당 유익환 의원과 이진환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두 정당 소속 의원들 간의 고성과 단상 점거 등으로 6시간 넘게 지연되면서 극한 대립으로 이어졌다.
회의 파행은 임시의장인 새누리당 김문규 의원이 신속한 회의 진행을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 김종문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허용치 않으면서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거부했다고 항의하면서 단상으로 달려 나가 투표함을 가로막는 육탄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의회 집행부와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려 한다면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한 38.5% 도민의 뜻을 무시한 다수당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원칙에 입각한 임시의장의 회의 진행을 막고 단상을 점거하는 행위가 과연 새 정치냐”고 맞받아쳤다. 이번 충남도의회는 40석 가운데 새누리당 30석, 새정치민주연합 10석으로 구성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당인 세종시의회 역시 같은 양상의 자리싸움으로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의회는 2일 제19회 임시회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에 들어갔으나 두 정당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원 구성에 실패했다.
전체 15석 가운데 9석을 차지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상임위원장 4자리 가운데 3석을 차지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5석(나머지 1석은 무소속)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상임위원장 2석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의원들의 자리싸움은 세종시의 위상에 걸맞은 의정 활동을 기대하고 선출한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조기 정상화를 촉구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