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 동아닷컴DB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LA 다저스의 돈 매팅리(53) 감독이 브라이언 윌슨(32)을 셋업맨으로 고집스럽게 내보내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매팅리 감독의 의리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윌슨은 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서 3-2로 앞선 8회초에 선발투수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7회까지 류현진이 단 한 개의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것과는 달리 윌슨은 3개의 볼넷과 안타 2개를 허용하며 무려 3점이나 내줬다. 1사 1·2루에서 대타 데이비드 머피의 좌전 적시타로 3-3 동점이 되며 류현진의 시즌 10승 고지 정복은 신기루로 변했다. 타구를 잡은 좌익수 매트 켐프는 글러브에서 공을 빼다 더듬는 바람에 홈 대신 3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주전 유격수로 출전한 카를로스 트리운펠은 엉뚱한 곳을 쳐다봐 켐프가 던지는 공을 잡지 못했다. 고의4구로 만루 작전을 펼쳤지만 마이크 아빌레스의 2타점 우전 적시타가 이어져 점수는 순식간에 3-5로 뒤집혔다. 5만 관중의 야유 속에 강판된 윌슨을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나마 JP 하월이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덕에 윌슨의 기록은 0.1이닝 3실점이 됐다.
올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윌슨의 방어율은 5.52가 됐다. 공교롭게도 첫 번째 블론세이브 역시 류현진의 승리를 날려버린 것이었다. 3월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2승 도전에 나선 류현진이 7이닝 무실점으로 눈부신 투구를 펼쳤지만 윌슨은 1-0으로 앞선 8회초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3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팬들은 이날 패배가 윌슨의 방화쇼와 4번타자로 기용된 맷 켐프 때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켐프가 남긴 잔루는 무려 7개나 됐다. 클린업 타자가 해결사 역할을 하기는커녕 이처럼 많은 잔루를 남기고도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는 지적이다.
LA(미 캘리포니아주)|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