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경제분야 성과]한중FTA 연내 마무리 합의
이번 합의로 양국 정상은 지난해 9월 1단계 협상이 끝난 뒤 10개월 가까이 교착상태에 머무르던 FTA 협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돌파구를 마련했다. 한중 FTA가 성공적으로 타결되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경제협력의 대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중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과 중소기업의 반발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 양국 정상 ‘FTA 연내 타결’ 합의
양국은 1단계 협상을 통해 품목 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자유화(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양허수준을 조율하는 2단계 협상에서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막으면서 석유화학, 자동차 등 제조업과 서비스시장의 개방을 요구하는 반면 중국은 한국 측이 농수산물 시장 장벽을 철폐해야만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당장 이달부터 속도를 내 연내 타결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개월에 한 번씩 개최하던 협상을 더 자주 열 것”이라며 “쟁점에 대한 합의만 도출하면 시간을 오래 끌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농민·중소기업 반발이 최대 관건
농민과 중소기업의 반발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가 문제다. 정부는 그간 “한국에서 한 포기라도 나는 농산물은 추가 개방이 어렵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하지만 연내 협상 타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결국 농수산물 및 경공업 분야에서 일부 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 통상이익 극대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가뜩이나 값싼 중국산 물품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관련 분야 종사자에게는 생존의 기로가 달린 문제다.
○ 중국에 김치 수출길 열릴 듯
양국은 FTA뿐 아니라 식품, 어업, 금융, 첨단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조하기로 했다.
그간 막혀 있던 김치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절인 채소류에서 대장균군(대장균 및 그와 유사한 균)이 100g당 30마리가 넘게 나오면 수입을 금지하는 수입위생기준을 근거로 김치 수입을 막고 있다. 중국은 이번에 이 수입위생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득 수준이 높은 중국인들이 한국 김치를 선호하는 만큼 수출길이 열리면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원-위안화 직거래 외환시장이 개설되면 위안화를 사거나 팔 때 지금처럼 달러를 매개로 할 필요가 없어져 △환전수수료 절감 △결제통화 다변화에 따른 대외건전성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january@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