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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까지 쫓아가도… 요지부동 김문수

입력 | 2014-07-04 03:00:00

[달아오르는 재보선]
윤상현 “선당후사… 선거 끌어달라”… 金 “출마는 내 자리 아닌 것 같아”
“한달전부터 동작乙 공천 논의” 說… 金측 “어떤 조율도 없었다” 발끈




새누리당 어떻게 바꿀까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실에서 열린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에서 이준석 위원장(왼쪽)이 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출마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7·30 재·보궐선거 공천 작업을 총괄하는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3일 급하게 대구로 내려갔다. 이날 지역방송 대담을 위해 대구를 찾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만나 서울 동작을 출마를 종용하기 위해서였다.

윤 총장은 이날 1시간 반을 기다려 김 전 지사를 만나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로 선거를 이끌어 달라”며 동작을 출마를 요청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출마는 제 자리가 아닌 것 같다”며 “나에게 선당후사는 국민의 말씀을 듣고 섬길 수 있는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지사는 대담 프로그램에서도 “가야 할 길이라면 가시밭길이라도 마다 않지만, 가지 말아야 할 길이라면 비단길이라도 안 간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제 자리가 아니고 백의종군하면서 국민의 말씀을 섬기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앞으로 1주일간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찾아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십고초려’를 위해 소록도 일정까지 따라가 김 전 지사를 설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문이 닫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마감시간이 자꾸 다가오고 있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 동작을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문수 카드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와 이미 한 달 전부터 동작을 공천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며 “이제 와서 안 나오겠다고 하면 김 전 지사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다른 후보를 공천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전 지사의 핵심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당에서 2일 공개적으로 출마 요청을 하기 전까지 어떤 사전 조율도 없었다”며 “무슨 의도로 사실관계와 다른 말을 흘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친박(친박근혜) 지도부가 김문수 국무총리 카드에 대해선 견제해 놓고서 뒤늦게 “당을 위해 나서라”고 압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얘기다.

반면 경기 평택을 공천에서 배제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경기 수원정(영통) 출마 권유는 순조로운 편이다. 임 전 실장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이번 주 일요일까지 결심을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공천위원회를 열고 대전 대덕 보궐선거에 정용기 전 대덕구청장을 공천키로 했다. 또한 충남 서산-태안의 경우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 4명의 후보를 압축해 여론조사와 가상대결 등을 통해 후보를 최종 확정키로 했다. 이 밖에 광주 광산을은 송환기 현 당협위원장이 낙점을 받았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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