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박춘희 송파구청장
재선에 성공한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은 “기존의 ‘책 읽는 송파’ 사업을 업그레이드해 ‘책 박물관’을 세워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고 밝혔다. 송파구 제공
재선에 성공한 박춘희 송파구청장(60·새누리당)에게 이 현수막에 대해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도로공사를 하고 있으니까 ‘왜 구청 돈으로 롯데를 위해 공사를 하느냐’는 등 온갖 루머가 돌더군요. 현수막 제작비용도 롯데가 낸 겁니다.”
제2롯데월드 신축은 송파구의 ‘뜨거운 감자’다. 송파구는 2012년 올림픽공원, 방이맛골, 석촌호수 등 일대 2.3km²가 관광특구로 지정돼 한 해 250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2015년 제2롯데월드까지 개장하면 방문객이 한 해 450만 명으로 늘고, 7조 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편익이 생기는 면도 있는데 일부에서 불편해지는 것부터 얘기한다. 송파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의 안전사고와 관련해서는 “앞서 여러 사고가 있었지만 안전은 현재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롯데도 안전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행정 지도도 철저히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구청장은 이전 임기 때 시행해 호평을 받은 ‘책 읽는 송파’ 사업을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책 박물관’을 세워 해외 관광객까지 찾는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박 구청장의 이력은 특이하다. 부산대 의류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80년 결혼해 전업주부가 됐으나 1988년 남편과 헤어지고 상경해 분식점을 차렸다. 1990년 사법시험 도전을 시작한 뒤 12년 만에 합격했고, 여성 최초로 사법연수원 자치회장(34기)을 맡았다. 공익변호사 생활을 하다 민선 5기 구청장이 됐고 이번에 재선에 성공했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의 어려움을 뜻하는 ‘유리 천장’에 대해서 묻자 박 구청장은 웃으며 답했다.
“연수원 자치회장이 될 때도 저를 반대하며 다시 뽑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일단 시켜보고 나중에 맘에 안 들면 다시 뽑아도 좋다’고 설득했죠. 하지만 회장 일을 시작한 뒤 다시 뽑자는 얘기가 쏙 들어갔어요. 유리 천장은 망치로 깨서는 안돼요. 지금은 설득하고 포용하는 소프트파워의 시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