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우경화행보에 한목소리 경고 “日 야만침략, 양국이 힘합쳐 극복”… 시진핑 서울대 강연서 ‘공조’ 부각
“한국의 꽃” 시진핑의 무궁화 자수 선물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4일 서울 종로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특별오찬을 마친 뒤 서로 교환한 선물을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시 주석으로부터 선물받은 무궁화 문양 자수를 살펴보자 시 주석이 “무궁화는 한국의 꽃이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도 7월에 피는 꽃이기에 (선물) 시기가 맞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제공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어제와 오늘 일본 문제에 대해 많은 토의를 했다”며 “양 정상은 (일제의 군 위안부 동원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를 계승한다면서 실질적으로는 이를 훼손, 폄하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주 수석비서관은 “양 정상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데 주목하고, 일본 정부가 자국민의 지지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북-일 대화와 관련해선 “양 정상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북한 제재가 잘못 다뤄지면 북핵 해결의 국제적 공조가 깨질 우려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일본을 겨냥하는 데 방점이 있지만 중국 지도자가 북핵 제재 전선의 균열에 우려의 뜻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미일과 한중 공조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할 한국의 외교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중 대 일본’의 대립 구도가 부각될수록 일본을 지지하는 미국과의 관계 설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숙제를 떠넘긴 시 주석은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