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빈 방한]가구박물관 특별오찬서 한국 음식 애정 고백 習 주석, 한옥에 깊은 관심 보여… “한국 문화 품위 경험… 감사하다” 朴대통령, 바둑알 선물하고, “첫사랑”이라던 조자룡 그림 받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삼국지 인물인 조자룡 그림 족자를 선물했다. 박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밝힌 ‘첫사랑’의 주인공이다(위 사진). 박 대통령은 바둑기사 이창호 9단의 팬인 시 주석에게 규석으로 만든 최고급 바둑알을 선물했다. 청와대 제공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접한 특별 오찬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오찬 장소는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한국가구박물관. 10채의 고풍스러운 한옥에 조선 후기 목가구 2500여 점이 소장된 곳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낮 12시 15분경에 도착한 시 주석은 사대부 집 안마당을 둘러보며 흥미를 보였다. 중국의 전통가옥과 달리 담이 낮아 성북동과 남산이 훤히 보이는 풍경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이번 특별 오찬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공식 국빈만찬과 별도로 국빈관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특별 오찬을 마련한 데 대한 화답 성격이었다.
박 대통령은 바둑을 좋아하는 시 주석에게 100% 규석으로 만든 최고급 신석 바둑알을 선물했다. 시 주석은 3일 국빈 만찬에 참석한 바둑기사 이창호 9단의 팬이다. 펑 여사에게는 은칠보 다기세트를 선물했다. 시 주석 내외에게 명품 홍삼인 천삼(天蔘)도 전달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무궁화 문양 자수(가로 36cm 세로 56cm)와 조자룡 그림 족자(가로 109cm 세로 245cm)를 선물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무궁화는 한국의 꽃이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도 7월에 피는 꽃이기에 (선물하는) 시기가 맞았다”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무궁화 문양 자수는 600시간을 투자해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조자룡은 박 대통령이 첫사랑이라고 언급한 삼국지의 등장인물. 그래서인지 박 대통령의 표정은 더욱 밝았다. 인민가수 출신의 펑 여사는 자신의 1∼6집 앨범이 담긴 DVD와 자신의 사진, 사인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오찬에는 삼색 밀쌈과 야채샐러드, 영양 호두죽, 녹두전, 해물파전, 불고기와 구운 야채, 궁중 전복초교탕 등이 나왔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1인분에 10만 원 미만”이라고 귀띔했다.
시 주석이 3일 오후 도착해 4일 오후 한국을 떠날 때까지 박 대통령과 함께 보낸 시간은 모두 8시간 25분.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했을 때의 7시간 반 기록을 1년여 만에 깼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