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0대 9만명 건설현장 알바 “박봉에 시간 뺏기는 알바보다… 짧게 일하고 취업준비 전념” 사업주도 힘좋은 청년층 선호… 60대이상 인부는 갈수록 줄어
A 씨는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시간도 많이 뺏기는 편의점, PC방 등의 아르바이트와 달리 상대적으로 돈도 많이 벌면서 취업준비도 병행할 수 있다”며 “건설현장에서도 어르신들보다는 신체가 건장한 20대를 선호하는 편이라 일자리를 구하기도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 막노동으로 몰리는 청년들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A 씨처럼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20대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만 약 9만 명의 청년이 3개월 이내의 단기계약직으로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09년 16.2%에 이르던 60대 장년층의 비율은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14.1%까지 떨어져 30대(15.9%)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건설현장 유입이 늘고 사업주들도 청년들을 선호하면서 장년층의 건설 일자리가 줄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올해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10.9%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고 5월 청년실업률 역시 8.7%로 작년 동월(7.4%)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3개월 미만의 초단기계약 근로자로 범위를 좁히면 20대 청년층 비율은 전체의 14.7%까지 높아졌다. 공제회 조사 결과 지난해 초단기계약을 맺고 하루 이상 일한 일용직 근로자는 총 62만 명으로 약 9만1000명(외국인 5100명 포함)의 20대 청년이 ‘막노동 알바’를 뛴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건설현장의 ‘보통인부’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통인부란 특별한 기술 없이 노동을 하는 근로자로 비교적 쉽게 건설업에 진입할 수 있다. 2009년 29.4%였던 보통인부 비율은 지난해 32.7%까지 증가했다. 공제회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들어오는 20대는 대부분 기술 없이 그야말로 막노동을 하는 형태가 많다”며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보통인부의 비율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퇴직공제 미가입자까지 따지면 더 많아
1년 미만 단기로 근로계약을 하고 일당을 받는 건설일용직 근로자는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운영하는 퇴직공제사업에 가입할 경우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임금의 일정 비율을 일정 기간 이상 공제회에 적립한 다음 퇴직할 경우 일시불로 퇴직금을 받는 형태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는 3억 원, 민간공사는 100억 원 이상 사업장에 한해 가입이 가능하고 1년 근무일(252일)을 채우면 약 108만 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공제회 관계자는 “빌라, 상가건물 등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청년층의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