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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영충호 시대… 충북이 화합-균형개발 조정자 되겠다”

입력 | 2014-07-08 03:00:00

[새 시도지사에게 듣는다]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17·끝>이시종 충북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지난해 5월 역사상 처음으로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추월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4만4800여 명이나 많았다. 이는 충청권의 시대, 영충호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넘어섰다. 이는 지금까지 불리던 ‘영호남’ 시대를 넘어 이제는 ‘영충호(영남 충청 호남)’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충청은 (영호남에) 끼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 중간에서 화합과 조정의 역할을 분명히 해나갈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충북도지사(67)는 지난해 ‘영충호’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며 올해를 ‘영충호 시대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5월 말 현재 주민등록상 기준으로 충청권 인구는 529만 명, 호남권 인구는 525만 명이다. 그는 3일 충북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 종합편성TV 채널A의 공동 인터뷰에서 “영충호 시대는 우리나라가 ‘트라이앵글’로 균형 있고 안정되게 나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충청권, 특히 충북이 중간에서 조정자이자 리더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는 임규진 동아일보 부국장과 정용관 채널A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민선 6기 임기 첫날인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했는데….

“1일은 통합 청주시 출범식 날이자 취임식 날이었는데 박 대통령까지 와서 ‘행복한 날’이 됐다. 통합 청주시와 충북 발전을 위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충북도민들도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내줬다. 박 대통령이 청주 ‘삼겹살 거리’도 방문했다. ‘조선시대 삼겹살 문화가 청주에서 시작됐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씀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2년 만들어진 청주 삼겹살 거리가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대박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달 3일 삼겹살 거리를 찾으면 최고 품질의 삼겹살을 1인분 5000원이라는 싼값에 맛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은 많이 받았나.

“충북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통합 청주시 출범과 관련한 지원을 요청했다. 시(市)청사와 구(區)청사 등 새로 짓는 건물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건의했고, ‘적극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또 9월에 열리는 오송바이오엑스포 개막식에도 꼭 참석해 달라고 건의했다.

―통합 청주시가 출범했다. 충북 전체 인구(160만 명)의 절반이 넘는 84만 명의 큰 기초자치단체다. 초대 청주시장(이승훈·새누리당)과 소속 정당이 달라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는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을 뽑은 주민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도지사와 시장 모두 주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살려야 하는 같은 목표가 있다. 목표가 같고 주민도 같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통합 청주시의 안착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예산 등 지원이 청주시에 집중되면 나머지 시군은 소외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청주시 출범은 청주권과 비청주권 모두에 이익이 된다. 통합시는 4번의 도전 끝에 성사됐다. 민선 5기 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청주·청원 통합을 공약했다. 일부에서는 ‘충북도의 위세가 줄어든다’며 나서지 말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청주·청원이 한 몸이 되면 84만 명의 ‘중부권 신도시’가 된다. 이는 나머지 시군에도 도움이 된다. 또 통합으로 인해 청주시의 자율권이 높아지면 충북도의 행정 재정력을 비청주권에 쏟을 여력이 생긴다. 결국 통합시 출범은 청주권과 비청주권 모두에 균형발전을 가져다 줄 것이다.”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청주공항 활성화 문제는 잘되고 있나.

“민선 5기 동안 청주공항 활성화에 큰 공을 들였고 많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모두 137만 명이 이용했다. 중국인들도 청주공항을 통해 많이 입국하고 있다. 3년 전보다 7배나 증가했다. 청주공항이 72시간 무비자 공항으로 지정되면서 중국인들이 청주를 거쳐 제주로 간다. 이들은 청주 삼겹살 거리와 청주 중심인 성안길 등도 많이 찾는다. 앞으로 청주공항을 오가는 교통편을 늘리고 요금도 합리화해 이용객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

―지난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공약으로 내놨을 때 이 지사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게 되면 충북에도 좋은 게 아닌가.

“이번에 새누리당이 발표한 것은 정부가 2008년도에 수립했던 계획과 다를 게 없다. 세종시에서 천안을 거쳐 바로 서울로 간다. 충북을 거치지 않는다.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차라리 중부고속도로 호법에서 음성∼진천∼남이까지 8차로로 확장하는 게 낫다. 비용도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예상액인 7조 원보다 한참 적은 1조 원이면 된다. 또 이 도로를 늘려 세종시까지 연결하면 된다.

―충북의 경제규모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대 수준이다. 충청의 존재감을 보여줄 비전을 갖고 있나.

“‘2020년 충북경제 4% 달성’을 공약했다.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열심히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민선 5기 동안 2302개의 기업과 20조5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민선 6기에는 3000개 기업과 30조 원을 유치해 4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와 지자체 간 유치 경쟁 등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좋을 결실을 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끝으로 충북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재선하게 해준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신수도권과 영충호 시대 등 충북에는 많은 변화가 불어오고 있다. 충북이 중심과 리더 역할을 해 위상을 높이도록 힘을 모아 달라. 3% 경제의 벽을 깨고 충북 경제가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4%로 올리는 데 다 같이 동참해 충북의 위상을 높이자. 도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앞장서겠다.”

이 지사와의 인터뷰는 8일 오전 8시 채널A ‘시도지사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 4년뒤 내다보는 7전 7승 ‘선거의 달인’ ▼

“진실하게 주민 상대한 게 승리 비결”


이시종 충북도지사(왼쪽)가 3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집무실에서 임규진 동아일보 부국장(가운데), 정용관 채널A 정치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주=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7전 전승!’

재선에 성공한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선거의 제왕’이라 불릴 만하다. 민선 1기 충주시장 선거부터 시작해 이번 충북지사 선거까지 기초,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선거 등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충주시 주덕읍 덕련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청주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중앙과 지방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일 잘하는 사람’ ‘평범한 목민관’ 같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는 1995년 7월 민선 1기 충주시장에 당선된 후 세 번 연임했다. 2004년 4월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당시 민주당)이 된 뒤 18대 총선에선 고교 동창이자 친구인 윤진식 후보(당시 한나라당)를 1582표 차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국회의원직을 던지고 충북지사 선거에 나서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와 접전 끝에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선 18대 총선에서 만났던 윤 후보와 재격돌해 2.07%포인트(1만4963표) 차로 이겼다.

이 지사는 7전 전승의 비결에 대해 “정치적인 화려한 수사(修辭) 대신 진실하게 주민을 상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2020년까지 (한국 전체에서) 충북의 경제 비중 4% 달성’을 공약했다. 2020년이면 그가 민선 7기까지 재임해야 한다. 이 지사의 대답은 이랬다. “노력해서 4% 벽을 깨겠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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