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천 아시아경기에 응원단] 이례적 ‘공화국 성명’ 발표… 가장 格 높은 형식으로 대남발표 김정은 ‘통일사업’ 업적 과시용인 듯… 南南갈등 노린 심리전 가능성도
○ 올해 초 1차 평화공세 되풀이
‘1차 파상적 평화공세’는 올해 1, 2월에 집중됐다. 북한은 1월 16일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 제안’을 통해 △비방 중상 중단 △군사적 적대 행위(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 등을 주장했다. 같은 달 23일 국방위 명의의 공개 서한을 발표하며 똑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공개 서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명’임을 강조하며 격을 높이는 형식이었다. 그 이후에 남북 고위급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이 이어졌지만 북한은 3월 한미 연합 군사연습(키 리졸브) 이후 대남 강경 비난 모드로 돌아섰다.
정부는 내용 면에서 ‘2차 평화공세’가 1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되풀이했고, 드레스덴 대북 제안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거부하는 등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거리를 뒀다.
○ “외세는 중국 겨냥한 것”
정부는 이번 정부 성명은 오히려 북한이 대외-대내-대남 측면에서 공세적으로 얻어내려는 것이 많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성명은 외세 배척을 반복하고 있다. 외세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직전인 지난달 30일 국방위의 특별제안에서 7일에 중대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 이번 성명으로 나온 것이기도 하다.
○ 을지훈련 문제 삼을 가능성 상존
북한에서 시작된 평화공세가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남북 물밑 접촉 및 대화 기류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취소를 걸어놓은 상태다. 한국 정부는 통상적 훈련 중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여서 을지연습이 시작되면 3월 키 리졸브 훈련 때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전영선 건국대 교수는 “북한이 ‘대화로 가는 것, 전쟁으로 가는 것’ 모두 남측 태도에 달렸다는 대외 메시지를 보내며 한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김정안·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