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유인원을 이끄는 리더 시저(가운데). 전편에 이어 앤디 서키스가 역할을 맡은 시저는 눈빛 하나로 좌중을 압도한다. 올댓시네마 제공
인류를 재앙에 빠뜨린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10년. 그간 유인원(ape)들은 집단사회를 건설했다. 1편에서 그들을 이끌고 숲으로 향했던 주인공 시저는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하지만 평화롭던 유인원 사회는 2년 만에 우연히 마주친 인간들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끝장난 줄 알았던 인류가 일부나마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살아남았던 것. 삶을 재건하고 싶은 그들에겐 전기가 필요하고, 유인원이 지배하는 산속의 댐이 유일한 희망이다.
“난 항상 유인원이 인간보다 나은 존재라 여겼어. 그런데 우린 인간과 너무나 닮았어.”
최소한 이 영화에선 ‘에이프(ape)’를 ‘유인원(類人猿)’이라고 해석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그들의 눈에 인간은 ‘에이프를 닮은 동물들’일 뿐이다. 언젠간 나올 3편에선 정말 감정적으론 불편한 ‘인류의 종말’을 목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참, 혹성탈출은 원래 16일로 예정됐던 개봉 날짜를 10일로 앞당겼다. 이 때문에 영화계에선 변칙 개봉이라며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흠, ‘신뢰’를 금쪽처럼 여기는 시저는 이런 상황 마뜩지 않을 텐데. 12세 관람가.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