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슈툰족 출신 前재무장관 가니… 결선서 56%득표, 압둘라에 역전 타지크족 지지받는 압둘라 “불복”… 선관위, 투표소 7000여 곳 재검표
가니 전 장관은 탈레반 중심세력이자 아프간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파슈툰족 출신이다. 그는 올 4월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후보 8명 중 2위에 올랐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는 득표율 56%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압둘라 압둘라 전 외교장관(54)을 100만 표 차로 따돌렸다.
가니 전 장관은 미국에서 공부한 뒤 세계은행에서 10년간 근무했던 대표적인 ‘친서방’ 관료였다. 하지만 5년 전 미국시민권을 포기한 뒤 아프간 전통의상을 즐겨 입고 턱수염을 기르는 등 대중의 호감을 사기 위해 힘썼다.
압둘라는 안과의사 출신으로 2002년 카르자이 정권의 첫 외교장관이 됐지만 사퇴 후 반(反)카르자이 진영을 이끌어왔다. 그는 아프간 전체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타지크족 출신이다. 이들은 카르자이 정권과 미국이 시작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또다시 파슈툰족의 지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해왔다.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잠정 결과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전체 2만3000개 투표소 가운데 7000곳에 대해 재검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흐메드 유수프 누리스타니 선관위원장은 “아직 최종 당선인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이의 제기를 검토한 뒤에는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 발표는 재검표가 완전히 끝나는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잠정 선거 결과가 나오자 파슈툰족은 거리로 뛰쳐나와 총을 쏘고 춤을 췄다. 반면 압둘라 후보를 지지하는 경찰과 군인들은 오히려 “압둘라 대통령 만세”라고 외치면서 하늘로 총을 난사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고 CNN이 보도했다.
최종 대선 결과가 나와도 종족 대립이 격화돼 아프간이 ‘제2의 이라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통합의 지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아프간이 2개 이상의 영토로 나뉘거나 피로 얼룩졌던 1990년대 내전과 같은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