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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잠든 양키스 팬, 방송국 상대로 101억원 소송…왜?

입력 | 2014-07-09 14:58:00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 화면에 조는 모습이 잡힌 한 뉴욕 양키스 팬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방송사 ESPN 뉴욕과 중계진, 메이저리그 사무국,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1000만 달러(약 101억 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CBS 등 미국 언론들은 8일 양키스 팬인 백인 남성 앤드류 로버트 렉터 씨(26)가 뉴욕 주 법원에 낸 이색 소송을 보도했다. 렉터 씨는 지난 4월 14일 열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를 관람하던 중 4회 초 레드삭스의 공격이 이어질 때 고개를 옆으로 늘어뜨린 채 잠이 들었다. 이 경기를 생중계하던 ESPN은 이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고 캐스터인 댄 슐먼과 해설가 존 크룩은 이 장면을 보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문제의 영상은 이후 유튜브(www.youtube.com/watch?v=1FDrcWTSczs)에 소개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렉터 씨는 소장을 통해 "중계진이 나를 두고 '뚱뚱하다', '멍청하다' 등의 표현을 썼다"며 "이는 내가 '패배자의 상징'이라거나 '양키스와 레드삭스 라이벌전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명예훼손을 당해 미래의 소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렉터 씨는 이어 방송국과 중계진뿐만 아니라 해당 장면을 MLB닷컴에 올린 메이저리그 사무국, 그리고 팬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뉴욕 양키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ESPN과 메이저리그는 이 사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렉터 씨의 어머니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바보라고 해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웃음거리가 될 이유는 없다는 사실을 이 소송을 통해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최창봉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