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본産 물병 ‘마이 보틀’… 젊은이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 끌자 너도나도 유사제품 잇달아 내놔
왼쪽은 원조 제품인 일본의 ‘마이 보틀’. 왼쪽 두 번째부터는 미투 제품인 ‘식스 보틀(망고식스)’과 ‘요프 보틀(요거프레소)’ ‘럭키 세븐 보틀(세븐일레븐)’. 각 업체 제공
최근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이렇게 ‘높으신 몸값’의 주인공은 바로 일본산 물병인 ‘마이 보틀’입니다.
마이 보틀은 평범한 500mL들이 물병입니다. 검은색 뚜껑에 투명한 원통형 플라스틱 몸체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명한 몸체에 삐뚤삐뚤하게 적혀 있는 ‘마이 보틀(MY BOTTLE)’이라는 검은색 글씨가 눈에 띕니다.
권기범·소비자경제부
문제는 국내 업체들의 태도에 있습니다. 이들은 ‘카피 행위’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오히려 베꼈다는 점을 당당하게 내세우기도 합니다. ‘마이 보틀 OEM 제조사에 부탁해 비슷한 제품을 만들었다’ ‘마이 보틀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도 비슷한 제품을 내놨다’는 식의 홍보 문구가 대표적입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마이 보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비슷한 제품을 만들었다”며 “가격도 일부러 ‘마이 보틀’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말하더군요.
다행히도 이런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산업디자이너 김모 씨(34)는 “디자인을 베꼈다는 사실보다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 더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성공한 제품을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연구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이 기사의 작성에는 양소리 인턴기자(숙명여대 언론정보학과)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