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1950년 월드컵 우루과이에 1-2 역전패
20명 실신, 심장마비·권총 자살 등 패닉
충격 떨치려 대표팀 유니폼 노란색으로
1-7 대패. ‘미네이랑의 참사’로 기억될 만한 브라질의 충격적 패배는 64년 전 ‘마라카낭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1950년 브라질월드컵.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첫 월드컵을 유치한 브라질은 안방에서 사상 첫 우승 꿈에 부풀어있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압도적 전력을 갖추고 있었고, 개막을 앞두고 ‘남미 라이벌’ 아르헨티나 등 유력 경쟁국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 브라질의 우승은 개막 이전부터 의심의 여지가 없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뚜껑을 열자 브라질은 예상대로 승승장구했다.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와 유고슬라비아를 각각 4-0, 2-0으로 완파하면서 손쉽게 조 1위를 차지했다. 결선리그에서도 대승행진은 이어졌다. 당시에는 토너먼트 형식의 현 제도와 달리 결선리그에 오른 4개 팀이 풀리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렸다. 브라질은 결선리그에서도 스웨덴과 스페인을 각각 7-1과 6-1로 셧아웃시키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이미 2승을 챙긴 브라질은 1승1무를 기록 중이던 우루과이와의 3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브라질은 ‘마라카낭의 비극’ 이후 대표팀 유니폼 색깔을 흰색에서 현재의 노란색으로 바꾸는 등 충격을 떨치기 위해 한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다가 8년 뒤인 1958스웨덴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어느 정도 충격에서 벗어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브라질은 자국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브라질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마라카낭의 비극’이 되풀이되리란 전망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또다시 자국에서 치유하기 쉽지 않은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