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스포츠동아DB
“마치 괌 날씨 같네요.”
삼성 김상수(24)는 9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덕아웃에 앉아 무심히 하늘을 쳐다봤다. 타격과 수비훈련을 모두 소화한 뒤였다. 이날은 태풍 너구리의 북상으로 오후 3시부터 비 예보가 있었다. 아침 일찍 한 차례 비가 쏟아진 터라 언제든 비가 내릴 상황이었다.
내심 우천순연을 기다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빠듯한 일정에 하루쯤 쉬는 것도 컨디션 관리에 나쁘지 않다. 더욱이 김상수는 8일 경기에서 자신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고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안 좋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도 변덕스러운 날씨를 화제로 삼았다. 그는 아침부터 기상청 누리집을 찾아가 일기예보를 봤다. 아침식사를 하러 호텔 식당으로 나섰는데 마침 비가 오는 것이었다. 경기시간 비가 올지 안 올지 여부부터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잠깐 오침을 하고 일어났더니 “비는커녕 햇빛만 쨍쨍하게 내리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6일 사직 SK전에서 비가 내리면서 월요일 경기를 했다. 휴식일이 사라지고 졸지에 7연전이 됐다. 그는 “날씨가 한번 쯤 도와주나 했더니…”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대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