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 기간의 종료 시점이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한국보다 먼저 쌀 시장을 개방한 일본과 대만의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 1999년 4월 쌀 관세화를 실시했다. 쌀 관세화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2001년보다 2년 앞선 시점이었다. 일본이 예정보다 빨리 관세화를 시작한 이유는 자국 내 쌀 생산 과잉이 예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1995년부터 최소시장접근(MMA·Minimum Market Access) 방식에 따라 쌀을 수입했다. 이 물량은 1995년 일본 내 소비량의 4% 수준인 42만6000t에서 1999년 76만7000t(7.2%)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일본의 자국산 쌀 재고량 역시 1996년 8월 294만 t에서 1997년 10월 말 391만 t으로 증가했다.
대만은 2003년 관세화를 단행했다. 앞서 대만은 2002년 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2003년 말까지 관세화를 유예 받았다. 하지만 관세화 유예를 연장할 시 MMA 물량을 늘려야 하는 데 부담을 느껴 자발적으로 관세화 전환을 결정했다.
관세화 이후 일본과 대만은 낮은 관세를 매겨야 하는 의무 수입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또 쌀 시장을 개방하면 수입쌀이 밀려들어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실제로 수입되는 쌀 물량도 예상보다 적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에서 의무 수입물량을 초과해 수입되는 물량은 각각 연간 200t, 500t 미만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