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대진표 윤곽]여야, 깊어지는 공천 갈등
새정치민주연합이 9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권 전 과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동아일보DB
○ 새정치연합, 광주 광산을 권은희 공천 논란
새정치연합은 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광주 광산을 후보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했다. 권 전 과장은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축소·은폐를 지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당시 새정치연합 전신인 민주당에서는 “‘광주의 딸’을 지키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김 전 청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자 권 전 과장은 지난달 경찰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7·30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한길 공동대표가 8일 밤 전화를 걸어 권 전 과장에게 공천을 제안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전 의원은 불출마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최고위에서 조경태 최고위원 등 3명은 권 전 과장 공천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의원은 트위터에서 “정의로운 증언의 가치를 반감시켰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경기 수원을(권선)·정(영통)에 백혜련 전 검사와 박광온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 수원을 새누리당 후보는 검사 출신인 정미경 전 의원이어서 이 지역은 전직 여검사 출신의 ‘여-여’ 대결 구도가 됐다.
○ 새누리, 비리 논란 한상률 결국 공천 배제
새누리당이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 나경원 전 의원도 후보직을 수락했다. 나 전 의원은 “당의 뜻에 따르겠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와 인연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인연 있는 사람이 선정되지 않으면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고 한다”며 “그런 잣대로 비판하면 하느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측근인 금태섭 전 대변인을 수원정으로 지역을 바꿔 전략공천하려다 “자기 사람 챙기기냐”란 비판이 쏟아진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당내 친노(친노무현)계 핵심인 이해찬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경력 27년 동안 (당 지도부가 당을) 이렇게 운영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뒷방’으로 물러나 있던 친노 등 옛 당권파가 조기전당대회론을 점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배혜림 beh@donga.com·강경석·손영일 기자